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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저항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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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저항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
  • 최정규 기자
  • 승인 2017.04.03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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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 대접 못받고 노동 착취”한 통신 근로자의 폭로
▲ 지난달 31일 故홍수연(19)양 추모제. [사진과 기사는 관련 없음] 최정규기자

불합리한 콜센터 업체 맹비난
모든 책임은 직원들이 떠맡아
“회사와 맞서 인권 투쟁 나설 것”

“20년간 저항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습니다”

지난달 31일 대우빌딩 앞 추모제. 한 여성은 그 누구보다 故홍수연(19)양의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한 통신업체 직원인 A씨는 콜센터 업체의 실태를 폭로했다. 모든 콜센터 직원들은 쉴 틈이 없다. 콜은 자동배정이 되기 때문에 전화가 끊어지면 또 다시 배정되는 반복되는 시스템이다. 특히 ‘해지방어’부서는 해지를 방어하기 위해 하루에 정해진 콜수를 채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A씨는 “목표를 못 채웠다는 것은 통화가 길어져 민원인들과 실랑이가 벌어진 것을 의미한다”며 “콜센터 직원들은 해지를 방어하기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야 한다”고 밝혔다.

콜센터 직원들은 상품도 판매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복잡한 요금구성을 전부 외워야 하고 잘못판매 할 경우 직원들이 전부 책임져야 하고 질책도 따른다. 콜센터 직원들의 상황은 회사직원들에게 보고가 올라간다.

A씨는 “상품, 콜 수 할당량에 과도한 경쟁까지 부추기는 것은 물론, 피해를 입은 건에 대해서는 직원들이 책임을 지게하고 돈은 기업이 전부 벌어가고 있다”며 “우린 그런 구조에 살고 있다”고 비판했다.

A씨는 20년이 넘게 통신업체노동투쟁을 하고 있다. A씨는 1994년도에 창설된 한 통신사의 민주노조가 사측의 지속적인 탄압으로 1996년 무너진 뒤 현장조직 활동을 통해 다시 일으켜 세우려 하고 있다.

1998년 외환위기 당시 노동시장 유연화 차원에서 행정·서비스·교환 등 32개 업종에 대한 파견이 허용된 파견법(파견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 시행됐다. 이에 A씨는 자신과 뜻이 같은 동료들을 모아 114 분사화는 투쟁을 시작했다.

치열한 투쟁 끝에 승리를 한 것 같았던 2001년. A씨의 자리는 구석진 창가에 책상하나만 놓여있었다. 그에게 배정된 부서는 ‘상품판매팀’이였다.

A씨는 “새로운 팀을 만든 회사는 책상에 휴대폰과 인터넷 등 상품을 쌓아놓고 밖에 나가 상품을 팔아오라고 시켰다”며 “상품을 팔기위해 밖에 나가면 회사직원이 따라다니며 사진을 찍고 감시했다”고 전했다.

이어 “사측의 목적은 따로 있었다”며 “나와 뜻을 함께했던 직원 몇 명은 그것을 빌미로 ‘근무태만이다’등의 이유로 해고당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녀는 2002년 또 다시 저항에 나섰다. 결국 사측은 ‘상품판매팀’ 해산을 발표했다.  이후에도 그녀는 크고 통신회사의 부당함에 맞서 투쟁을 벌였다. 하지만 아직도 사측의 태도는 변화하지 않았다고 이야기 한다.

A씨는 “통신노동자들의 민주화를 위해 20년간 저항했지만 그들은 멈추지 않았다”며 “여전히 상품을 판매해야 하고, 업무적스트레스는 높아 비인간적이다”고 비난했다.

그녀는 통신공영화를 꿈꾸고 있다. A씨는 “갈수록 통신요금은 높아지고 있는데 그만큼 모든 통신기업의 이윤만 증가하고 있다”며 “노동력을 아끼려는 기업의 이기적인 태도가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통신민영화 정책으로 인해 통신기업 2곳의 해외주주에게 배당된 금액이 총 8조에 달한다고 A씨는 밝혔다.

A씨는 “통신기업을 다시 국가사업으로 돌려서 이윤을 제로화 해야한다”며 “더불어 파견노동자를 정규직화 하고 임금을 제대로 주고 국민들도 통신요금을 싸게 쓰도록 해야한다”고 주장했다.

A씨의 투쟁은 ‘현재 진행형’이다. 오늘도 통신회사의 불합리한 구조와 노동자들의 인권을 위해 투쟁에 나선다.
최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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