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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특성화고 실습생 위해 치켜든 촛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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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특성화고 실습생 위해 치켜든 촛불
  • 최정규 기자
  • 승인 2017.03.19 2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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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여명의 시민들 "이런 비극 없어야..."

추모문화제 열고 여고생 넋 기려
심상정 등 국회의원 3명도 참석
퇴사 말린 어머니 심정 공개 숙연

▲ 지난 17일 통신사 콜센터에 근무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홍수연양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문화제가 오후 7시 전주 대우빌딩 앞에서 열렸다. 최정규기자

“엄마는 딸의 심정을 알면서 타일렀던 것이 땅을 치고 후회됩니다”

전주에 또 다시 촛불이 켜졌다. 정치인을 향한 분노도 아닌 평범한 여고생을 애도하는 촛불이였다.

지난 17일 통신사 콜센터에 근무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홍수연(19)양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문화제가 오후 7시 전주 대우빌딩 앞에서 열렸다.

‘콜센터 현장실습생 사망사건 공동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 주관으로 열린 추모제에는 시민 200여명이 참석했다. 이 자리에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와 안호영· 이학영 민주당 의원도 함께했다.

홍양을 위한 묵념으로 시작된 추모제는 전북도립국악원의 살풀이 춤, 추모발언, 추모시 낭독, 헌화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 발언하고 있는 강문식 민주노총 전북본부 교선부장 . 최정규기자

발언에 나선 강문식 민주노총 전북본부 교선부장은 “홍양은 특성화고 현장실습생 신분으로 LG유플러스 고객센터에 취업했다”며 “하지만 노동자가 존중받지 못하는 한국사회의 현실은 홍양에게도 예외가 아니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무런 보호망도 없이 사회에 던져진 홍양에게는 경력자들도 힘들어하는 해지방어 부서에 배치되어 상품까지 판매하게 되었다”며 “얼마나 많은 심적부담이 컸을지, 그 자리에서 버티기 위해 얼마나 긴장하고 이를 악물었을지 생각해봐야한다”고 강조했다.

강 부장은 홍양의 어머님의 심정이 담긴 문자메시지를 시민들에게 공개했다.

그 내용의 일부는 “엄마는 (수연)심정이 알면서 타일렀던 것이 땅을치고 후회됩니다”라면서 “회사에선 내색하지 않고 좋다고 애기 했지만 저한테는 늦게 끝나(고) 녹취 들어야 된고, 고객입장은 이해하지만 상사들이 애기하는건 참을 수 없다고 이야기했어요”라고 했다.

이어 “딸이 자랑하길래 ‘우리 딸 대단하다고 칭찬했는데”라며 “(수연이) 첫 직장이었고 (어떻게든) 해볼려 했는데 모든게 무너져 버렸어요”고 전했다.

내용을 들은 시민들은 숙연해졌다. 몇몇 시민은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 이날 추모제에는 홍 양의 아버지도 함께했다. 또 지난 2014년 10월 홍 양과 똑 같은 선택을 했던 故 이문수씨의 아버지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최정규기자

이날 추모제에는 홍 양의 아버지도 함께했다. 또 지난 2014년 10월 홍 양과 똑 같은 선택을 했던 故 이문수씨의 아버지도 참석해 의미를 더했다.

이씨의 아버지는 “힘없고 빽없다고 아들이 죽은지 2년 5개월이 됐지만 사과한마디를 못 들었다”며 “제발 아들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도와달라”호소했다.

홍양의 아버지는 “어린 딸을 먼저 보내고 할 말을 잃고 지금도 방황하고 있다”며 “어린 딸을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한 이 애비지만 우리 딸처럼 비극적인 선택을 하는 학생들이 더 이상 없는 세상을 만들도록 해 달라”고 외쳤다.

이들의 발언이 끝나자 참가자들은 박수와 큰소리로 “힘내세요”를 외치는 등 많은 응원의 목소리가 있었다.

▲ 정의당 심상정 대선후보. 최정규기자

심상정 후보는 “현장실습생의 죽음이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며 “그래서 오늘 무거운 책임감과 깊은 분노를 가지고 이 자리에 함께 했습니다”고 밝혔다.

심후보는 “현장실습생들은 학생이지만, 학생으로서 받아야 할 교육의 권리를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위험한 노동으로 내몰리고 있습니다.”며 “우리 사회 탓입니다. 정치 탓입니다.”고 꼬집었다.

대책위는 앞으로도 홍양의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책 마련을 촉구할 방침이다.
최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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