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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고 싶은데..." 관리는 대충, 취업률 올리느라 바쁜 교육당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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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 하고 싶은데..." 관리는 대충, 취업률 올리느라 바쁜 교육당국
  • 최정규 기자
  • 승인 2017.03.29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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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화고 현장실습 제도 이대로는 안 된다② 취업으로 내모는 사회

■관리부실한 교육정책

특성화고 학생들은 그 어느 곳에서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 특히, 학교 측의 관리는 형식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29일 故홍수연(19)양이 담임선생님과 2차례에 걸쳐 상담이 진행됐던 대우빌딩 로비. 그 어디에서도 마음을 터놓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공간은 보이지 않았다. 앉은 수 있는 공간도 없다.  2시간정도를 살펴본 결과 콜센터 직원들은 수시로 로비를 오갔다.

콜센터가 있는 15층을 올라가 살펴보니 상담을 진행할 수 있는 접견실이 있었다. 만약 담임선생님이 이 곳에서 상담을 진행했더라면 홍양이 어떤 일을 했는지 어떠한 교육을 받았는지 알 수 있었다.

현장실습을 나가 한 중소기업에 취업한 A양은 “현장실습을 하는 동안 간간히 취업담당선생님에게 전화가 왔지만 ‘잘 지내지?’, ‘별 문제 없지?’ 정도의 질문뿐이였다”면서 “당시 힘들다고 이야기 하고 싶었지만 표현을 못하고 참았다”고 이야기했다.

문제는 계속 발생하고 있지만 교육부는 노력하겠다고만 할뿐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학교와 교육당국의 형식적인 관리에 학생들은 스트레스를 참고 진심을 숨기며 묵묵히 현장에서 버티고 있다.

김지영 국민의당 교육전문위원은 “현장실습 근로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기업간섭등의 이유로 취업담당교사들은 전화 등으로 위회해서 관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홍양의 순회지도결과복명서. [자료제공 민주노총전북본부]
■취업 부축이는 사회

적절하지 못 한 일자리, 부당한 처우에 방패가 되어야 할 학교와 교육부는 바람직한 취업도 필요한 교육도 아닌 현장실습으로 학생들을 내몰고 있다. 취업률 경쟁 때문이다. 취업률 경쟁은 시도교육청과 학교, 교사에 이르기까지 전방위로 벌어지고 있다.

도내 B교사는 “학교평가를 통해 학교 예산 지원에 차등이 생긴다”며 “평가는 취업률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도 “취업률을 매번 평가 받아온 것은 사실이다”며 “항상 전국 시도 평가에서 하위권에 속해 있었다”고 밝혔다.

전라북도교육청에 따르면 최근 4년간 도내 특성화고 취업률은 2012년도 37.11%, 2013년도 37.86%, 2014학년도 34.08%, 2015학년도 34.64%다.

여기에 교육부는 시·도교육청에 특성화고 취업률 목표율을 제시하며 더욱더 취업경쟁을 부채질했다. 30% 미만 매우미흡(0.9점), 30%이상~40%미만 미흡(1.3점), 40%이상~45%미만 보통(1.7점), 45%이상~50%미만 우수(2.1점), 50%이상 매우우수(2.5점)와 같은 평가기준을 토대로 시·도교육청을 평가해왔다.

과도한 취업률 경쟁으로 취업교사들은 압박에 시달려 양질의 기업을 구별하기는커녕 학생을 취업시키는데 급급하게 된다. 결국 모든 피해는 학생들이 받고 있는 것이다.

청소년노동인권네트워크 하인호 활동가는 “교육당국의 과도한 취업경쟁의 끝은 처참하다”며 “부적절한 업체까지 학생들을 내보낸 결과 파행적 현장 실습으로 문제가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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