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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보다 못한 '송아지 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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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겹살보다 못한 '송아지 값'
  • 윤동길
  • 승인 2012.01.06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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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한 마리 값이 등심 1인분 값에도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1만 원대로 떨어졌다. 천정부지로 치솟는 사료 값과 끝없이 추락하는 산지 소 값 탓에 한우농가의 존립 자체가 위협받고 있다. 이 지경에 이르기까지 방관한 정부의 축산정책 실패에 대한 비난여론이 들끓고 있다.                 

 

농가 재산목록 1호 ‘1만원’

시중 한우전문점에서 등심 1인분(130g)이 3만3000원에 판매되고 있는 가운데 산지 송아지(육우) 한 마리의 가격은 1만 원대로 폭락했다. 지난 2008년부터 쇠고기 이력제와 원산지 표시제가 정착되면서 쇠고기 값은 지난 2010년부터 지속적으로 상승했다.

 

지난 2004년 큰 수소(600kg)의 평균 산지 소 값은 480만 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 2009년 600만 원대를 돌파했고, 지난 2010년에도 평균 595만 원대에서 거래가 이뤄졌다. 그러나 지난해 12월말 평균 거래가격은 474만원으로 8년 전 산지 소 값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폭락했다.

 

한우 송아지도 280만 원에서 129만 원으로 가격이 반 토막이 났다. 사료 값은 2년 전 보다 16%나 급증했다. 소 값은 떨어지는데 사료 값은 오르면서 한우농가들의 경우 팔면 팔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형성됐다. 급기야 자식처럼 애지중지하던 자신의 소를 굶겨 죽이는 사건까지 발생했다.

 

‘시중 쇠고기 판매가 그대로’

 

젖소 송아지 한 마리 가격이 1만 원대에 거래될 정도로 한우 가격이 폭락했지만 시중 한우전문점의 판매가는 예전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아 소비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하지만 식당가들은 도매가격에 큰 변동이 없다면서 왜곡된 시선에 나름대로의 항변한다.

 

통상 축산농가에서 소비자까지 최고 8단계의 유통과정을 거칠 정도로 유통구조가 복잡해 이 과정에서 산지 소값 폭락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 특히 쇠고기 가격이 송아지가 아닌 성우(成牛)시세에 좌우된다는 점도 한 요인이다. 실제로 성우의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다. 
 


‘수급균형 실패한 정부 축산정책’

 

지난 2008년 광우병 파동 이후 한우를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축산 농가들이 너도나도 사육두수를 늘렸다. 지난 2002년 국내 소 사육두수는 141만 마리에서 지난해 330만 마리로 2배 이상 증가했다. 또 지난 2010년부터 수입쇠고기 물량이 급증하면서 소비량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소 값이 하락하는 기현상이 빚어졌다.

 

정부는 불량 한우암소 10만 마리 자율도태 사업을 펼쳤으나 목표량의 30%(2만9000여마리)도 채우지 못했다. 산지 소 값 폭락은 충분히 예측됐지만 정부가 안일하게 수급불균형 문제에 대응했던 것이다. 곡물가격 상승과 FTA 발효에 따른 수입 쇠고기 물량 증가 등의 악재가 존재해 한우농가 기반붕괴가 현실화될 까 우려되고 있어 정부의 실효성 있는 대책마련이 요구되고 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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