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등 안전성 검증 안돼 퇴출... 동물 실험에서 양성 종양 발생 등 신생아 더욱 민감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아 미국이나 EU 등 선진국에서 이미 퇴출된 발암 가능성이 높은 살충제가 전북지역 일부 등산로와 마을지역 방역용도로 대량 살포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22일 민주당 최영희 의원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살충제의 방역당국 구매 및 사용내역’ 자료에 따르면 전북도를 비롯한 전국 10개 시도는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13종의 살충제를 구입해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식약청은 지난 7월 국내에 사용되는 55개 살충제 성분 중 미국과 EU 등 선진국에서 퇴출한 13종의 살충제 성분에 대한 안전성재평가를 실시할 계획을 세웠으면서도 이를 알리지 않았다.
이 때문에 전북을 비롯한 10개 시도가 문제의 살충제를 구입해 방역에 사용했다.
전북도는 각 마을과 등산로에 퍼메트린 외 1종의 살충제 1만6900병을 3700여만원을 들여 구입해 9700병을 이미 방역작업을 통해 소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역 주민들이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방역제품에 거의 무방비 상태로 방치된 셈이다.
퍼메트린은 발암가능성이 있는 내분비 장애 물질로 동물 실험에서 양성 종양을 발생시킨 사실이 밝혀져 지난 2009년부터 유럽지역에서는 사용이 금지된 상태이다.
퍼메트린에 지속적으로 노출될 경우 팔과 다리저림, 호흡기 장애현상이 나타나며 신생아들의 경우 성인보다 반응이 더욱 민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영희 의원은 “안전한 성분 42종의 제품이 있었는데 방역당국이 알리지 않아 국민들만 피해를 보게 됐다”며 “미국이나 EU와 같이 10년 정도 주기로 재등록을 실시해 안전성을 검증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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