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동신 군산시장은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적 잖은 곤욕을 치렀다.
지난 2006년 민선 4기 시장 선거 직후 ‘한 번만 시장을 하겠다’고 발언한 것이 화근이 된 것이다.
이후 문 시장은 기자들과의 간담회 자리를 통해 당시에 자신이 한 말을 순식간에 뒤집었다.
“시민이 바라면 시장에 다시 출마할 수 있다”고….
하지만 결국 이 발언은 선거기간내내 상대후보로부터 ‘약속을 어기는 후보’라는 등 집중 공략을 받게 되는 원인을 제공하게 됐다.
그로부터 수 개월이 지난 뒤.
이번에는 문 시장의 조용한 발언(?)이 도마에 오를 분위기다.
당선 인사차 시청 브리핑룸을 찾은 문 시장은 “차기 시장 선거에 다시 출마하겠냐”라는 기자의 지난번 발언을 의식한 농담 섞인 질문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모호한 답변을 내렸다.
“그저 열심히 하겠습니다…”라고 말 한 것이 답변의 전부다.
문 시장의 이 발언은 이번엔 주변의 여러 추측을 낳고 있다.
한 쪽에서는 “다음 선거를 생각하지 않고 시정에 전념하겠다”라는 의미를 부여했고, 또 다른 한 쪽에서는 “재도전할 여지를 충분히 남긴 발언”이라고 바라보고 있다.
따라서 문 시장의 향후 행보가 어떻게 될지 관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4년 뒤의 문 시장 행보가 벌써부터 주목을 끄는 것은 이른 바 ‘문심(文心)’을 쉽게 예측할 수 없다는 것도 이유다.
신분 밝히기를 꺼려하는 문 시장 주변의 한 정치인은 “문 시장이 4년 뒤에 다시 출마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다”면서 “70대의 고령과 세대교체 요구”등을 대표적인 이유로 꼽았다.
이는 4년 뒤면 문 시장의 나이가 77세에 달해 시정을 이끌기가 쉽지 않고, 자연적으로 세대교체의 바람도 불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 문 시장이 재출마할 것이라는 해석도 나름 설득력을 얻고 있다.
한 시의원은 “문 시장이 선거기간 바쁜 시간을 내 인구가 적은 섬 지역을 찾아 선거운동을 벌인 것은 차기 재출마까지 염두해 둔 일종의 ‘포석’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즉 문 시장의 4년 뒤의 설계가 이미 이번 선거운동과정에서 가동됐다는 것이다.
이 같은 시각을 뒷받침하는 ‘전언(傳言)’도 있다.
문 시장이 비공식 자리에서 "새만금 개발 등 각종 사업을 내가 마무리하고 싶다. 이번 임기 아니면 다음에라도 마무리 짓고 싶다”라고 말했다는 것.
따라서 일부에서는 이 같은 전언이 사실이면 이는 재출마 의사가 분명한 것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주변의 이런 온갖 추측에도 불구하고 문 시장은 굳게 입을 다물고 있다.
4년 뒤 그의 속내를 들여다보기가 여간 힘들다.
다만 그의 침묵만이 모든 것을 대변하고 있는 듯 하다.
군산=신수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