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9 21:08 (월)
나는 오늘도 공짜를 기다렸다
상태바
나는 오늘도 공짜를 기다렸다
  • 전민일보
  • 승인 2008.09.03 08:5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나는 오늘도 공짜를 기다렸다. 유원지에 가도 주차요금을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였고, 입장료는 물론이며 특히나 문화재 관람료는 받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하였다. 뭔가 내가 수고하지 않고 얻은 것이 있다면 그에 합당한 대가를 치러야 하지만 나는 또 다른 공짜를 찾아 여기 기웃 저기 기웃하고 있었다.
사실 따지고 보면 1천원이 넘어가는 주차료는 왠지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디에 놓여있는지도 모르는 문화재 관람료는 그냥 빼앗긴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오래 전부터 거기 있었기에 망정이지, 제주도처럼 인위적으로 만든 것에 대한 관람료였다면 아마 몇 곱절은 하였을 것이다.
오늘 배달된 전단지를 훑어보았다. 어버이날을 맞아 특별 할인판매가 있었고, 심지어 어떤 물건은 덤으로 하나를 더 주는 물건도 있었다. 때 마침 문자 메시지도 날아든다. 00 마트에서는 우수고객 특별할인 행사에 돌입하고 나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다한다. 이처럼 많은 공짜들에 어떤 대가를 치러야 할지는 생각조차 하지 않은 채, 우리는 벽장 속의 곶감을 빼 먹는 재미에 빠져 들고 있다.
와우아파트가 무너질 때, 삼풍백화점이 무너질 때는 남의 나라 일인 줄 알았었고 이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성수대교가 무너졌다는 소식을 접했을 때는, 우리를 위하여 만들어진 모든 것들을 다시 보게 되었다. 그러던 중, 숭례문이 불에 타서 무너지는 광경은 내 마음도 같이 타 들어가게 하였다. 기왓장이 쏟아져 내리고 기둥이 쓰러지는 것은 내 몸의 뼈가 꺾이는 고통이었다. 숭례문이 우리 집 대문도 아니건만, 한 번도 만져본 적이 없건마는 억장이 무너져 내리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 정당한 가치를 지불하지 않고 그냥 얻는 것에 대한 결과였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상응하는 대가는 다른 곳에서라도 지불하게 된다는 것을 알려주는 사건들이었다.
요즈음은 무료로 관광을 시켜준다는 곳도 많은 세상이다. 그 사람은 수고롭지만 나는 그냥 얻는 공짜라는 것이다. 건강식품을 거저 나누어 주거나, 아픈 사람은 무료로 치료해 준다는 곳도 부지기수다. 시장경제 사회에서 이자 없는 자금을 빌려준다는 곳까지 등장하고 있다. 정말로 많은 사람들은 이 말이 허구임을 알면서도 찾아가고 있다. 단지 공짜라는 한 마디에, 신기루일줄 알면서도 안 가볼 수 없는 사막이나 되는 양 착각 속에 살고 있다.
최근 뉴스는 온통 소고기타령이다. 이제는 우리나라 국민들도 값싸고 질 좋은 소고기를 먹을 수 있게 되었다는 보도 이후다. 지금까지는 값이 비싸거나, 질이 좋지 않은 소고기를 먹고 있는 국민들이 불쌍하다는 감정을 주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우리나라 우리국민이 아닌 미국으로부터 거저 얻어 온 것같이 자랑하는 분위기였다. 그러나 그것은 착각에 지나지 않는다. 자기들은 가축의 사료로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제하는데, 별도의 쓰레기 처리 비용이 들어가는 물건을 우리는 수입하겠다고 협약하고 온 때문이다.
세상에는 공짜가 없다던데, 어쩌다가 감염되면 미쳐서 죽게 된다는 되는 위험을 무릅쓰고 소고기를 수입하게 되었을까. 혹시 우리가 공짜를 기다린 결과는 아닌지 모르겠다. 


한국문예연구문학회 사무국장 한호철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