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의 최대 쟁점인 연동형비례대표제 도입 등 선거제도 개혁 입법 문제가 정당간의 이견으로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서, ‘패스트트랙’ 지정을 놓고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김관영 원내대표는 27일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늦어도 다음주 내에 선거법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나와야 한다”면서 “최종 합의가 늦어지면 바른미래당은 마지막 결단(패스트트랙 추진)을 할 수 밖에 없다”고 선거법 개정안을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할 계획임을 밝혔다.
회의 직후에 김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 신임 지도부와)3월 10일까지 협상을 해서 마무리 지으면 가장 베스트”라면서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 추진한다고 비난만 하지 말고 나와서 빨리 협상하자'”며 한국당을 압박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어 “(나 원내대표가) 저한테도 의원직 사퇴한다고 계속 협박하던데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고 선거법이 개정되는 게 최고”라면서 “선거법 개정에 한국당이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직선거법 등에 따라 총선 1년전까지 선거구를 획정하기 위해서는 오는 3월 15일까지는 선거구획정위가 선거구를 획정한 뒤에 국회에 제출해야 하지만, 이날 현재까지도 선거구 획정에 따른 선거구제 개혁안이 합의되지 않으면서 미뤄지고 있다.
때문에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은 패스트트랙 지정을 요구했고, 이에 소극적이던 민주당도 최근 개혁 입법과 함께 패스트트랙을 추진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당과 소수 야3당의 원내대표는 지난 25일 회동을 갖고, 선거법 패스트랙 지정에 따른 의견 조율에 나섰으며, 정의당 등은 늦어도 오는 3월 15일까지 합의되지 못하면 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해야 내년 총선에 차질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한국당을 빼고 선거법 개정을 위한 패스트랙을 추진할 경우 의원직을 총 사퇴하겠다. 국민의사에 반한 국회의원 늘리기에 절대로 합의할 수 없다”고 강력 반발했다.
한편, 연동형비례대표 제도에 대해서 민주당과 바른미래당·평화당·정의당이 입장차를 극복하고 단일안을 마련할 것인지와 이같은 단일안을 근거로 한국당 신임지도와 협상이 원만이 이뤄질지 등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김영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