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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선생님’ 진안 장승초 윤일호 교사, "교사는 내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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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있는 선생님’ 진안 장승초 윤일호 교사, "교사는 내 운명"
  • 김병진
  • 승인 2013.05.15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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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 벗고 아이들 눈높이 맞춘 교육으로 폐교 막아

 

아이들에게 킹콩이라 불리는 교사가 있다. ‘킹콩 선생님’도 아니고, 그냥 ‘킹콩’이다. 아이들은 거리낌 없이 “킹콩, 힘들어요! 킹콩, 언제 쉬어요!” 한다.


아이들의 눈높이로 자신의 키를 낮추고, 배움의 공간을 교실 바깥의 산과 들, 강과 바다로까지 확장했다. 폐교 직전의 시골 학교를 인근 도시에서도 ‘가고 싶은 학교’로 부흥시킨 교사.


멋진 장승이 우뚝 서있는 진안군 부귀면 장승초등학교에서 윤일호(41) 교사를 만났다. 첫인상 부터 듬직한 체격에 호탕한 웃음소리, 왜 그가 킹콩인지 짐작 됐다. 하지만 교무실 교감 선생님 마저 “킹콩 선생님”이라는 호칭에 행여 교사의 권위와 행여 아이들 버릇이 나빠지진 않을까 걱정됐다.


이에 윤 교사는 “권위를 내려놓으니까 아이들이 더 사랑스러워졌고, 아이들도 더 많이 따르게 됐다”며 “아이들에게 잘 가르치는 선생님 보다는 ‘친구같은 선생님’, ‘재미있는 선생님’, ‘변함없는 선생님’으로 기억되고 싶다”고 밝혔다.


2년 전 장승초등학교는 전교생이 13명만 남아 지난해 2월 폐교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윤 교사 등이 2010년 3월부터 학교를 살리기 위해 힘을 모았다. 이 학교의 목표는 ‘학생들이 오고 싶어하는 행복한 학교 만들기’다. 현장체험활동 강화, 다락방이 있는 교실 등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올해는 전교생 80명이 북적이는 학교로 변모했다.


윤 교사는 “교육의 3주체(교사, 학생, 학부모)가 모두 평등한 자격과 위치에서 이뤄지는 의사결정 과정이 도시 대규모 학교와는 다른점이다”며 “학생 스스로의 판단을 존중하고, 채근하지 않고 항상 기다려주며, 시험을 자주 보지 않기 때문에 아이들의 만족도가 높다”고 말했다.


윤 교사는 교직 생활을 진안에서 시작했다. 지난 1999년부터 교편을 잡은 지 14년이 지났지만 아직도 진안에 있다. 초임 시절에는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도 했었다.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아예 삶의 둥지를 진안에 틀고 그곳에서 결혼해 아이도 셋이나 뒀다.


특히 윤 교사는 지난 2005년 진안군 용담면 송풍초등학교 제직당시 용담중 박영근 음악교사와 ‘소리사랑 중창단’을 탄생시킨 것으로 유명하다. 윤 교사는 “당시 송풍초등 전교생이라야 26명. 이들을 대상으로 오디션을 거쳐 14명을 선발했다. 전교생의 절반이상이 중창단원이 된 셈이다”며 “우여곡절 끝에 중창단은 창단 3개월 만에 전북어린이대음악제 은상을 비롯 전국대회를 휩쓸며 작은 시골 마을이 들썩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윤 교사는 “한번 제자는 영원한 제자라고 생각한다”며 “자기 삶을 사랑하고, 그 삶에서 행복을 느낄줄 아는 학생들을 길러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윤 교사는 오늘(15일) 제32회 스승의 날 기념식에서 제자사랑에 앞장서고 학부모, 지역사회와 소통하려한 공로 등을 인정받아 대통령 표창을 수상할 예정이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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