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텃밭 맹주 낡은 정권교체만 외쳐, 국가예산 등 전북홀대 불만팽배
김무성 '배알' 발언 논란에도 전북민심 ‘여당의원 필요성’ 공감대 형성
전남 이정현 당선이후 ‘예산폭탄’ 현실화 되면서 일당 독점구조 염증
호남은 김대중·김영삼·김종필 등 ‘3김 시대’를 거치면서 영남기반의 정당에 있어 정치적 불모지로 통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7·30 재·보궐 선거에서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전남 순천·곡성에서 당선되면서 26년 만에 지역구도 타파의 씨앗이 뿌려졌다.
당시 이정현 의원은 ‘예산원자폭탄’이라는 단어까지 사용하며 유권자들에게 정치적 명분보다 실리를 택해줄 것을 호소했고, 특정정당 독주에 염증을 느낀 전남 순천·곡성 유권자들은 텃밭에서 대이변을 연출시켰다.
이 의원은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45% 이상의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예산폭탄 효과가 재선의 견인차가 됐다. 이번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두고 전북에서도 제2의 이정현이 필요하다는 여론이 형성되면서 전북에서도 제2의 이정현이 탄생할지가 최대 관심사였다.
지난 6일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새누리당 정운천(전북 전주을) 후보의 지원유세에서 “전북도민은 배알도 없나, 정신들 차리셔야 한다”고 발언하며 집권여당의 대표인 본인이 정 후보를 당선시켜주면 이정현 의원과 마찬가지로 예산폭탄 등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했다.
전북 유권자들은 4·13총선에서 20년 만에 새누리당 후보를 탄생시켰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이 정권교체와 친노패권세력 청산을 주장하며 맞설 때 새누리당 정운천 후보는 “야당의원 열 명 몫을 다 하겠다”며 읍소했고, 최종 득표율 37.5%로 당선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호남 28석 중 23석을 국민의당이 독식하면서 ‘녹색돌풍’이 거세게 분 상황에서 새누리당은 2석을 차지했다. 전남 ‘이정현’과 전북 ‘정운천’이 그 주인공들이다. 호남은 30년 가량 특정정당에 몰표를 몰아줬고, 선거 때마다 ‘미워도 다시 한 번’ 식의 투표가 이뤄졌다.
하지만 호남은 낙후의 대명사를 떨쳐버릴 수 없었고, 호남 안에서도 전북도민이 느끼는 홀대감은 그 정도가 심했다. 사상 초유의 전북출신 무장관·무차관 시대를 경험했고, 2년 연속 국가예산 증가율 전국 최하위라는 현실도 마주해야만 했다.
더민주당은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의 전북 홀대론을 부각시켰으나, 유권자들은 무기력한 전북정치권에 준엄한 심판을 내렸다. 더민주는 부산에서만 5명의 의원을 배출하는 등 20대 국회의원 선거는 견고했던 지역구도가 허물어지는 전환점으로 기록되고 있다.
앞으로도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호남에서 새누리당 소속의 의원이 배출될 가능성은 더 열려있고, 그 확장성은 시간이 흐를수록 커질 것이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진정성을 가지고 호남의 민심을 보듬어야 한다. 이제는 집권여당이 총선이후 실행력을 가지고 화답해야 한다.
특별취재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