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부 화가로 유명하고 전북을 근거지로 활동했던 故 지용출 판화가의 판화유작전이 개최된다.
광주 롯데갤러리는 신년 특별기획으로 판화가 故 지용출의 유작전을 내달 15일까지 진행한다.
이번 유작전은 ‘흙의 속뜰에서 피다’ 주제로 농민 화가로서 삶을 살다 간 작가의 작품 세계를 조명하고 고인의 삶의 가치와 의미를 되돌아보는 의미로 마련됐다.
‘풀이 눕는다’, ‘가을하늘’, '‘늦가을’ 등의 수인목판화에서는 서정적인 매력이 가득한 목판화 등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특히 목판을 새기로 찍는 행위, 농사를 짓고 거두는 일 모두가 행복한 노동의 실현으로 귀결되는 지 작가의 관점은 그의 삶에서 지속적으로 흘러온 가치이자 태도였다.
초기작인 ‘개발지구(1995)’를 포함한 효자동 시리즈에서 볼 수 있는 도시개발이 낳은 삭막한 풍경들을 담고 있다.
비릿한 바다 내음과 고된 어민들의 일상을 그려낸 듯한 부안의 해안·갯벌 풍경들에서는 여전히 시대에 반응코자 하는 작가의 움직임을 엿볼 수 있다.
화려한 색감을 자제하며 무채색 위주의 극명한 대비로 점철되는 부안의 갯벌 풍경들은 민중판화의 전형적인 미감을 드러내면서 보는 이의 감성을 자극한다.
말린 무청이나 갯벌의 낡은 판자, 무를 대로 무른 늙은 호박, 여름 내내 땡볕을 머금고 있는 탱자나무, 닻, 질경이, 야생화, 잠자리 등 하나같이 시간의 흐름 안에서 더디게 호흡하는 것들을 통해 시골생활의 묘미를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2004년 즈음에는 전주의 역사와 그 궤를 함께해 온 사적지를 소재로 지도 그리기 작업을 선보이며 지역 사람으로서의 주체성과 역사의식을 보여줬다.
1963년 충북 괴산 출신인 故 지용출은 추계예대 판화과를 졸업하고 김제, 부안, 전주 등 전북지역에서 주로 활동했으며 대학시절 총학생회장을 맡아 민중미술 활동에 주력했고 1994년 전주에서 전북민미협을 창립했다.
2007년부터 나무를 소재로 작품 활동을 하다 2010년 5월 불의의 교통사고로 유명을 달리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