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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전북인, 깡다구로 뭉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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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라도 전북인, 깡다구로 뭉치자
  • 전민일보
  • 승인 2023.06.26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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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해병대 추억록을 보면 ‘해병대 헌장’이라는 게 있다. 누가 언제 지어냈는지는 몰라도 아주 웃기고 재미있는 내용들이 많다. 이 헌장은 1968년 박정희 정부 당시 발표된 국민교육헌장을 패러디한 것이다. 내용은 대략 이렇다.

“우리는 조국 통일의 역사적 사명을 띠고 해병의 가족이 되었다. 선임의 빛난 곤조를 오늘에 되살려 안으로 후임을 최대한 괴롭히고 깡다구로 ○○군을 두들겨 패는 것이다”-중략

“깡다구와 곤조를 바탕으로 해병대가 발전하며 해병의 융성이 나의 발전의 근본임을 깨달아 악명의 지표로 삼는다. 주먹과 발길로 후임의 깡다구 배양에 책임과 의무를 다하며 스스로 해병상을 정립하고 곤조를 부려 국민에게서 ○병대란 명칭을 얻게 한다”-중략

이 밖에도 누구를 작살낸다, 포악하고 무식한 해병상을 정립한다, 빳다와 기압, 소주와 쥐포를 숭상한다, 주먹과 발길로 후임의 깡다구 배양에 힘쓴다 등등, 포악한 내용이 많다. 비록 유머이긴 하지만 해병대의 자부심이 가득 느껴지는 대목이다. 해병대가 받는 지옥 훈련, 불굴의 투지와 정신력, 타군의 추종을 불허할 강력한 전투력과 군인상을 정립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사실 일부 해병대 출신들은 전역후에도 해병대 기질을 가지고 있다. 청룡부대인 해병대는 과거 월남전에서 그 용맹성을 세계만방에 떨쳤다. 특히 짜빈동 전투에서 해병 11중대가 연대급(3개 대대 이상)의 적을 막아내는 신화는 세계 전투사에 길이 남는다. 당시 전투가 끝나자 미 해병제3상륙군단장인 월드 중장은 “내가 월남전에서 처음 보는 전과”라며 ‘우방 군의 귀감’이라고 극찬할 정도였다.

이러한 해병대의 용맹성과 깡다구기질을 두고 그 당시 베트콩의 교전수칙에 따르면 “100% 승리의 확신이 없는 경우에는 한국군과의 전투에는 무조건 피하라, 특히 한국군 해병대를 건드리지 말라”고 병사들에게 명령이 하달되었을 정도였다고 하니 가히 그 용맹성을 짐작하고도 남는다.

그렇다. 해병대는 과거부터 현재까지 대내적으로는 결속력, 대외적으론 용맹성의 상징이었다. 귀신 잡는 해병도, 무적 해병도, 그리고 신화를 남긴 해병도 알고 보면 결속력과 용맹성의 결정체로 응집된 것이다. 이것은 해병대가 면면히 이어온 전통이자 해병대만의 기질이다. 그래서 해병대원은 전역 후에도 예비역들이 결속을 다지며 각종 사회봉사를 하고 있고, 기수들끼리 정기 모임을 통해 친목과 우의를 다지고 있다. 이것이 곧 해병정신이다.

전북금융중심지 지정이 금융위원회 ‘제6차 금융중심지 기본계획’에서 결국 제외됐다. 전북 금융중심지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함께 채택한 전북의 대선공약이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언제 그랬냐는 듯 스스로 뒤엎었다. 전북도민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런 결과가 나왔겠는가. 전북도민의 한 사람으로서 분개하지 않을 수 없다.

이보다 앞서 지난 5월 11일 금융위원회를 상대로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전북 출신 민주당 박용진(강북을) 의원은 김주현 금융위원장에게 “산업은행 본사를 부산에 옮기기 위한 이전 공공기관 지정·고시는 일곱 달이나 앞당겨놓고, 전북금융중심지 지정은 대통령 주요 업무보고에서조차 빠져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전북 금융중심지 지정을 함께 처리하는 ‘연계처리 일괄타결’을 공식 제안했다. 그러자 김 금융위원장은 “전북 제3금융중심지가 대통령 공약은 맞지만, (산업은행 부산 이전과 같은)우선적인 국정과제가 아니라고 알고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김 위원장은 “대선공약이라고 해도 수많은 공약이 있다”면서 “전주가 자격이 있으면 절차를 지켜서 신청을 하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공고도 안 한 금융중심지 지정을 전북이 스스로 신청한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일이다. 이는 어떻게든 이유를 붙여 전북을 따돌리려는 기만술에 불과하다. 이미 각본을 짜놓고 거기에 꿰맞추려는 것이다.

민주당 김성주 의원(전주 병) 등 전북 출신 의원들이 하나 같이 금융중심지 지정 무산에 성명서를 낭독하고 강력한 항의를 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이러한 외침을 소귀에 경 읽기로 생각하는 듯하다.

이제 전북도민들이 나서야 할 때다. 더 이상 수수방관해서는 안 된다. 그것은 전북인이 해병대 기질을 발휘하는 것이다. 해병대 기질이란 바로 깡다구를 기르는 것이다. 일백 번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깡다구. 야인시대에 등장하는 불량배 평양 박치기가 전라도 깡다구를 무시하다 결국 나가 떨어졌다는 이야기처럼 전북도민들이 깡다구로 뭉쳐 우리 몫은 스스로 챙기자.

신영규 전북수필과비평작가 회장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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