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내에서 각종 대형공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정작 지역 업체들은 외지업체의 하청업체로 전락해 참여하는 형태다. 이것도 운이 좋아야 한다. 지역건설경기 악화는 지난해부터 수면위로 떠올랐다. 현장에서는 일손이 남아돌고 있다. 그만큼 일이 없다는 것이다.
무주 태권도 공원 조성사업은 2000억원이 넘는 대형 국책사업이지만 턴키방식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자금력이 열악한 지역 업체의 참여가 극히 일부에 그칠 전망이다. 영세한 도내 업체들이 기초 설계비를 포함해 수억 원의 선투자를 할 수 있는 여력이 부족하기 때문.
급기야 지난 달 29일 전주상공회의소는 무주태권도 공원 조성사업에 지역건설사의 참여를 확대해줄 것을 촉구하는 건의서를 태권도진흥재단에 전달했다. 이 사업에서 지역 업체의 공동도급 비율은 10% 이내의 권장사항으로 설정돼 있어 남의잔치로 끝날 우려도 크다.
태권도 공원처럼 도내지역의 대형 국책사업에서 지역 업체의 참여가 제한적으로 이뤄지면서 지역 내 건설업체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새만금 방조제, 새만금 산업단지, 혁신도시, 무주태권도 공원 등 굵직한 대형 국책사업이 도내지역에서 추진되고 있다.
최근 2조 원대 매머드급인 새만금 산업단지 조성사업 사업시행자로 선정된 한국농촌공사는 전체 공사물량의 49%정도를 지역 업체에 기회를 제공할 의사를 밝혀 지역 업체들이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농촌공사는 새만금 방조제 완공사업을 추진하면서 2조4000억원을 투자했고 이 중 9000여억 원을 지역 업체의 몫으로 할당했다. 이번 사업자 선정에서 농촌공사가 선정된 것에 대해 지역 업체의 기대가 높은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태권도 공원조성 사업처럼 입찰방식에 따른 사전비용 부담 등의 요인으로 지역 업체의 참여에 제약이 뒤따를 수 있는 만큼 최대한 공구를 분할해 발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실상 새만금 산단 조성사업은 설계와 시공을 일괄하는 턴키방식이다.
농촌공사는 49%의 공사참여를 약속하고 있지만 실제 사업추진 과정에서 지켜지지 않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뿐더러 수치상 49%에 그칠 우려도 있다. 다행히도 농촌공사는 분할 발주가 용이한 공사를 공구·면적별로 분할 발주할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건설협회의 한 관계자는 “단일 규모 사업으로 국내 최대 규모인 새만금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지역 건설업체 활성화의 최적의 모델이 될 수 있기를 지역 업체들은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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