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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공무원, 서류땜에 창조적 활동은 뒷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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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 공무원, 서류땜에 창조적 활동은 뒷전
  • 윤동길
  • 승인 2008.03.13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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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행’과 ‘문서양산’ 효율적업무 저해

데이비드 엘든(David Eldon) 前 대통령직 인수위 국가경쟁력강화특위 공동위원장은 한 중앙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관료들은 문서 만들고 회의하느라 정작 중요한 창조적인 활동을 못하고 있다" 고 한국 공직사회의 창의성 부족의 문제점을 일갈했다. 

엘든 전 위원장은 인수위 활동기간 중 대부분을 외국에서 투자유치 활동을 벌인 탓에 실제 한국 공직사회와 접할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그 짧은 기간 그에게 비쳐진 한국 관료주의 문제점은 ‘시간낭비’ 그 이상이었던 것.

한국 관료주의 사회의 대표적 병폐인 ‘관행’과 ‘페이퍼(서류)양산’의 폐단을 지적한 것이다. 전북도 공무원들도 관행적인 업무처리의 문제점에 공감하고 있다. 최근 전북도 공무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일하는 방식 개선’ 설문조사에서 여실히 나타났다. 

도청 공무원들은 ‘불필요한 일을 하게 되는 이유’로 관행(45%)과 업무방식의 불합리성(39%)을 손꼽았다. 이 같은 관행이 사라지기 위해서는 최종 결재권자(기관장)의 역할이 절대적이라는 응답이 무려 56%에 달해 도 수뇌부가 고민해볼 문제다. 

도 공무원들은 지난 2005년과 2006년 2년 동안 추진한 ‘일하는 방식 개선과제’ 중 가장 시행이 안 된 과제로 ‘보고서 위주의 업무지양(15%)’, ‘문서생산 줄이기(11%)’, ‘각종 행사 인사말, 커피 등 준비개선(11%)’ 등이 개선되지 않은 것으로 생각했다. 

김완주 도지사는 최근 이명박 정부의 핵심 키워드인 ‘창의와 열정’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엘든 전 위원장이 지적했던 페이퍼 양산으로 불필요한 시간을 낭비하지 말 것도 주문하고 있지만 실제 도정에 반영되지 못하고 있다. 

민선4기 출범이후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된 점이 장시간의 회의와 끝없는 페이퍼 양산이다. 민선4기 초기에는 도정의 브레인과 정책총괄 기능을 담당해야 할 정책기획관(구 기획관실)이 페이퍼 양산 부서라는 비난에 직면할 지경이었다. 

지금도 정책기획관실의 입구에는 매일 같이 서류 푸대가 1∼2개씩 넘쳐난다. 그나마 김 지사의 지적으로 다소 줄어들긴 했으나 여전히 긴 회의와 문서중심의 업무처리 행태가 개선되지 못하고 있다. 

엘든 전 위원장의 말대로 전북도청 공무원들은 방대한 분량의 보고서와 회의준비로 창조적 활동의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도청 공무원 중 69%는 불필요한 회의 소집이 많다고 생각하고 있다.

실제로 정책조정회의가 열릴 때면 도지사 주재→행정·정무부지사→실·국장 회의→과·담당회의 등의 각종 회의로 반나절을 다 보내고 있다. 최근 현장해정이 강조되고 있으나 행사준비와 관련 서류작성 등으로 현장행정이 서류를 더욱 양상하고 있다.

도의 한 하위직 공무원은 엘든 전 위원장의 말을 인용, “창조적인 활동을 할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면 핑계일지 모르겠지만 창조적 활동보다는 서류와 회의준비 하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고 말했다.

한편 일하는 개선방식 설문조사는 지난 7일 도 내부 인터넷망에서 실시됐으며 120명의 공무원이 참여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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