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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옥정호 상수원' 거북 등껍질처럼, 갈라지고 메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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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옥정호 상수원' 거북 등껍질처럼, 갈라지고 메말라
  • 박상규 기자
  • 승인 2014.06.30 00: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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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뭄 길어지자 물 부족 심각...도내 평균 저수율 34% 불과
▲ 올해 들어 비오는 날과 양이 적어 도내 저수지 저수율이 29일 현재 지난해 절반에 불과한 가운데 임실군 옥정호 저수지 상류지역은 쩍쩍 갈라진 바닥에서 잡풀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다. 백병배기자

지난 27일 찾은 임실군 운암면 옥정호는 거북이 등처럼 쩍쩍 갈라진 채 속살을 내비쳤다. 물이 빠져 갈라진 땅위에는 이름 모를 풀들만 무성했다.
 

원래 이곳까지 물이 차올라야 한다는 인근 주민의 설명이 믿어지지 않을 만큼 주변에 수풀이 우거져 있었다.

운종마을 인근에서 아래로 내려가려하자 지나가던 주민이 “그쪽은 가시나무가 많아서 내려가면 안 돼”라고 말렸다. 물이 없어지면서 가시나무 덤불이 생긴 것이다.

다시 옥정호의 반대편으로 돌아갔다. 하지만 상황은 이쪽도 마찬가지. 물이 마른 시기가 꽤나 지났는지 호수 가장자리에는 사람의 키 높이로 풀이 자라있었다.

물위에 떠 있어야할 나룻배도 호수 바닥에 파묻혀 있었다.

낮은 강수량으로 인해 옥정호가 바닥을 보이고 있다.

한국농어촌공사에 따르면 29일 현재 옥정호의 저수율은 26.3%에 불과하다. 전체 2억8000만톤 중 6700만톤 정도만 남아있는 상태다.

이에 인근 주민들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농사는 물론 생활용수조차 마음대로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인근 마을에 사는 이삼례씨(84)는 “요즘 걱정이 태산이다. 옥정호 물이 마르고 비가 오지 않아 수돗물도 잘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농사짓는 분들도 고생이지만 생활용수도 부족해 요즘 한숨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밭에서 일을 하던 권정안씨(69)는 “비가 오지 않아 참깨, 고구마, 고추, 수수 등 밭작물이 바짝말랐다”며 “먹는 물을 대고 지하수를 품어 올리는 등 노력을 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라고 한숨지었다.

낮은 저수율은 옥정호 뿐만이 아니다. 전북지역 382개 농업용 저수율은 34.9%에 불과했다. 이는 전국에서 제일 낮은 수치다. 익산 왕궁저수지(49.8%)와 미륵저수지(45.5%), 인교저수지 (45.3%) 경천저수지(43.1%), 등이 40%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전주 백석저수지는 35.1%였으며, 완주 대아저수지의 경우 저수율이 18.7%에 불과했다.

전북도 관계자는 “저수율이 평년(83%)보다 낮긴 하지만 아직은 공급에 지장이 없다”며 “가뭄 대책을 세울 정도는 아니다”고 전했다. 이어 “6월초부터 저수율이 평년보다 낮아 상황근무를 하고 있다”면서 “상황이 악화되면 가뭄대책위로 변경해 영농에 지장이 없도록 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국농어촌공사관계자는 “다행히 관내 이모작까지 끝나 7월초까지 급수 정도는 가능하다”면서 “가뭄이 계속되면 모르겠지만 장마를 앞두고 있어 당장 용수 부족을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박상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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