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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놀이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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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놀이문화 어떻게 볼 것인가?
  • 전민일보
  • 승인 2010.08.04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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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즈음 눈만 뜨면 청소년들에 관한 좋지 못한 이야기들이 세상 사람들의 눈과 귀를 괴롭힌다. 그보다 더 기막힌 것은 청소년들의 잘못된 행동들에 대하여 모두 결과만을 꾸짖고 있으며, 그 책임이 모두 청소년들에게로만 돌려지고 있는 현실이다.
  그러나, 오늘날 청소년문제들 뒤에는 이미 그들에게만 책임지울 수 없는 수많은 사회적인 요인들이 도사리고 있다. 산업화의 시작에서 물질문명의 발달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우리나라 정책의 대부분은 백년지대계인 교육보다는 경제발달에 더 큰 목표를 두게 되었다. 또한 국내 산업이 도시를 중심으로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핵가족이 되어 도시로 모여들게 되었고 도시는 점점 과밀화 현상이 나타났다.
  이 결과 맞벌이 부부가 늘어나게 되었으며 이로 인하여 아이들의 육아와 방과 후 유휴시간을 엄마와 함께 보내지 못하는 어려움이 생겨났다. 결국 어린이들은 방과 후 시간에 혼자 있거나 아이들끼리 있어야 했고 자기 통제력이 부족한 아이들이 여유시간을 보내는 도구는 TV와 컴퓨터, 오락기 등이었기에 무한정 노출되어 있는 사이버 상의 유해 사이트에 쉽게 접근하게 되었고 또 빠져들게 되었다. 어쩌면 부적적한 청소년 문화가 산업화로 인하여 희생된 사례 중에서 가장 큰 몫을 차지하고 있는 부분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우리 어린이들 주변의 상황을 살펴보자. 대부분의 초등학교에서는 방과후 어린이 돌봄 교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많은 학부모들에 의해 외면당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성적 위주의 줄 세우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어린이들이 방과후 시간을 더 많은 학원에서 보내기를 윈하기 때문이다. 많은 학원에 다닌다고 하여 어린이들이 공부에만 전념하는 것도 아니고 성적이 쑥쑥 늘어나는 것도 아닌 것은 알지만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불안한 것이 부모의 심정일 것이다.
  중·고등학교 학생들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표면적으로는 학생들의 인권을 말하고, 자율학습, 방과후 학습, 시험 등을 학생 자율에 맡기겠다고 하면서도 그 뒤 상황에 대하여는 아무도 고민해주지 않는다. 방과후 시간을 학생 자율에 맡긴다면 경제력이 뒷받침 되고 공부를 잘 하는 학생은 틀림없이 학원의 심화반이나 개인과외에 입문하게 될 것이므로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공부에 취미가 없거나 생활여건이 어려운 많은 학생들은 어떻게 될 것인가! 그들이 놀이, 문화라는 이름의 위험한 사회공간으로 내동댕이쳐지지 않도록 하는 대책이 절실하다.
  우리나라의 입시제도, 취직과 보수에 관한 문제가 자기 개성에 맞추어 살아갈 수 있도록 보장받지 못하는 현실에서 학생들의 자율이라는 선택에 의해 벌어진 그들 간의 격세지감은 상당한 진통과 함께 사회의 막연한 무지개 꿈을 덮어버릴 먹구름이 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교육은 짧은 기간에 모두 다 완성되는 것이 아니다. 한 계층이나 특정 부류의 수준에 맞추는 것은 더욱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교육을 계획하는 데에는 일관성 있게 백년의 앞을 내다보며 여유 있게 준비하고 실행하는 철저함이 필요하다. 초등학생 시절부터 방과후 시간을 학원을 전전한다거나 혼자 또는 아이들끼리 집안에 갇혀 핸드폰과 컴퓨터 게임에 빠져들 수밖에 없는 현실에 대하여 교육 관계자들과 학부모들은 머리를 맞대고 심사숙고해 보아야만 한다.
  어느새 우리의 아이들은 어려운 공부를 하는 것보다, 땀 흘리며 운동장 땡볕에서 공놀이를 하는 것보다, 친구들과 희노애락을 같이하는 것보다 차라리 방안에 혼자 앉아 컴퓨터 게임하기를 좋아하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친구들과 건전하게 노는 방법을 제대로 배운 적이 없다. 가족과 함께 외식을 나가더라도 가족 간의 대화는 뒷전이다. 열심히 게임기를 두드린다거나 핸드폰을 이용한 게임을 하는데 정신이 팔려있는 것이다. 세 살짜리 꼬마도 부모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고 어른들의 핸드폰 가지고 놀기를 더 좋아한다. 그렇다고 부모가 그것을 말려주지도 않는다. 아무 생각 없이 ‘핸드폰’을 좋아한다고 자랑 아닌 자랑을 하는 부모도 더러 있다.
  청소년 놀이문화 이쯤이면 우리도 심각하게 생각해 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어렸을 때부터 적당히 통제해 줄 수 있는 놀이 활동, 놀이 장소, 산업화로 인해 날로 발달되어가는 갖가지 기기들의 긍정적인 활용법, 이 모든 것들을 하나하나 점검하고 대처해 주어야 한다. 가정교육, 학교교육, 사회교육 모두가 책임 있게 나서야 한다. 청소년들의 문제는 그저 청소년만의 몫이 아닌, 우리 사회 전체의 몫이라는 사회 풍토가 마련되어야 한다. 사회 전반에서 짊어져야 할 멍에를 청소년들의 어깨에서나마 내려놓도록 힘과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김한수 / 전주삼천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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