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아홉 번째를 맞은 군산수산물축제가 주꾸미의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비해 9000여 명이 증가한 10만 명이 찾는 등 성공적으로 끝마쳤다고 군산시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이런 평가가 가능한데에는 운영방식 등의 획기적인 개선이 한 몫을 톡톡히 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시는 예전과 달리 올해의 경우 방문객들이 주꾸미를 직접 구입해 임시 매장에서 양념 값 등 약간의 돈을 지불한 뒤 그 자리에서 먹는 방식으로 바꿨다.
즉 주꾸미 판매처와 먹는 장소를 분리한 것이다.
일부에서는 이번 방식에 대해 다소 논란의 여지는 있지만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하지만 이런 평가에도 불구하고, 수산물축제는 여전히 근본적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는 지적은 좀처럼 끊이질 않고 있는 중이다.
“먼저 정체성부터 찾아라”
“중요한 수산 관광자원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어 아쉽다”
서울지역에서 축제 기획 전문가로 활동 중인 ㅎ씨는 얼마 전 행사장을 다녀간 뒤 기자 이메일을 통해 수산물 축제에 대한 첫 인상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수산물축제라면 명칭에 맞게 다양한 수산물을 선보여 방문객들을 유혹해야하는데, 주 메뉴인 주꾸미로 일원화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지적했다.
이럴 경우 그는 “수산물축제가 기획 등 다양한 과정에서 평가받기는커녕 주꾸미 가격의 높고 낮음에 따라 성공여부가 결정되어지는 초라한 신세가 된다”고 우려했다.
대학교수인 ㅂ 씨는 “올해 수산물축제의 운영방식을 바꿔 다소 개선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받을 만하지만 이 역시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정체성 회복 등 근본적인 처방전부터 나와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수산음식축제 새 방향 및 대안
그렇다면 전문가들이 바라보는 수산물축제의 새로운 대안과 방향은 어떤 것일 까.
전문가들은 지금의 수산물축제의 경우 그 자체가 지닌 한계로 지역의 대표적인 축제로 성장하기에는 무리가 따를 수 밖에 없다는데 공통된 의견을 보이고 있다.
그래서 이들의 ‘이구동성(異口同聲)’은 꽃게장과 꽃게찜, 아구찜, 아구탕 등 지역의 대표적 수산물 음식을 중심으로 하는 축제로 나아가야 한다는 것이다.
신분 밝히기를 꺼려하는 또 다른 도내 축제 기획전문업체 ㅈ 이사는 “축제는 그 지역의 대표성과 경쟁성, 그리고 효율성 등이 확보되어야 한다”면서 “그런 점에서 수산물음식을 중심으로 하는 축제는 군산수산물축제의 새로운 대안과 방향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월 군산시의 대표 축제 발굴보고에서 지역의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축제 구상은 이런 점에서 주목을 끌기에 충분하다.
군산=신수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