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방관이라 미디어에 재난관련 아이템이나 소방관에 관한 주제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눈길이 간다. 그리고 보통 소방관이라 하면 불을 끄는 것을 많이들 연상하는데 소방관이 불을 끄는 것만 배웠지 불을 지르는건 배우지 못하여 곤란을 겪는 사람들을 보게 되었다. 이 내용이 요즘 SNS에서 각종 리뷰로 핫한 OTT 서바이벌 예능 ‘사이렌: 불의 섬’이다.
대한민국에서 몸으로 힘쓰는 소방, 경찰, 군인, 운동, 경호, 스턴트맨의 직업군 중 여성들만 분야별로 4명씩 모여 총 24명이 무인도에서 서바이벌 경쟁을 하는데 24시간 중 예고 없는 시간에 사이렌 소리가 울리면 섬 전체를 뛰며 협상과 연합을 통해 팀마다 확보한 기지를 공격·수비하면서 기지를 점령하고, 점령한 기지의 모든 아이템과 영역을 확보하는 등 다양한 개인기와 팀워크 그리고 직업별로 두드러지는 특징도 비교해볼 수 있는 재미가 있다.
그 중에서 가장 강하게 인상에 남는 에피소드 하나가 있었는데 불을 붙이는 게임 중에 장작을 패서 쌓고 나무를 작게 잘라 불쏘시개를 만들어 불을 붙여도 잘 붙지 않는 부분에서 소방팀은 다급해하며 “이렇게 불을 질러도 잘 안 나는데 산불은 담뱃불로 어찌 그리 쉽게 붙고 화재는 왜 그리도 많은지”하며 원망스러워하는 장면이 나온다.
화재는 갑자기 나는 것 같아도 화재란 연소의 3요소가 맞춰줘야 발생한다. 즉 가연물·산소·점화원이 모두 있어야 불이 나는 것이고 우리가 갑자기 불이 났다고 생각하는 것은 실제로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 화재 발생 요인이 주변에 이미 갖춰져 있다는 것을 말한다. 그래서 산소(공기)가 늘 존재하는 여건에서 조심해야 할 것은 가연물(불이 붙기 쉬운 물건들)이 방치되지 않도록 하는 것과 점화원(라이터, 부적절한 전기사용으로 인한 스파크)의 적절한 관리이다.
산업사회가 발달하기 전에는 사람들이 불을 많이 피우는 겨울에 주로 화재가 발생하였지만, 요즘은 냉방기와 다양한 전자기기 등 계절에 구분 없이 화재가 발생한다. 또한 재난사고의 발생형태 역시 예전에 비해 훨씬 복합적이고 피해지역도 광범위하다. 내 집의 화재안전 뿐만 아니라 우리가 관여하는 직장과 공공장소에서도 늘 재난안전요소에 대한 관심과 훈련이 필요한 이유이다.
시민들이 이렇게 관심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화재나 각종 재난이 발생한다면 그 이후엔 사이렌이 울리고 0.1초 만에 반응하고 30초 이내에 출동하는 소방관이 감당할 것이다. 이런 프로그램을 통해 대한민국에 신뢰할 만한 소방·경찰·군대가 있음에 모든 국민이 안심하고 잠들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