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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의 최고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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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의 최고봉
  • 전민일보
  • 승인 2023.01.03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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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북아시아의 최고봉으로 위풍당당한 모습을 자랑하는 옥산(3,952m)은 타이완사람들이 가장 아끼고 자랑스러워하는 산이다. 일명 위산으로 불리는 옥산은 타이완에서 가장 높고, 가장 넓은 아생 지역이다. 원시림과 다양한 동물들이 보존된 지상낙원이다.

옥산은 일명 모리슨 산. 니타 산 등의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옥산은 타이완의 250개 이상의 3천 미터 급 산중에서 최고봉으로 동북아시아에서 가장 높다. 세계의 섬에 솟아 있는 산으로서는 4번째로 높은 접근하기가 매우 어렵다. 옥산과 주변의 산들은 모두 위산 산맥에 포함된 위산 국립공원에 예속돼 있다.

옥산은 본디 바다였으나 유라시아판과 이웃한 필리핀판이 충돌하면서 현재의 높이로 성장했다. 옥산은 해발 2,000m 이상에서는 항상 눈을 볼 수 있으며 10월에 내리기 시작한 눈은 5월이 돼서야 완전히 녹는다.

옥산은 1857년 미국 화물 선장 모리슨이 처음 발견했는데 자신이 발견한 모습을 항해일지에 기록해서 모리슨 산이라는 이름을 얻게 되었다.

타이완이 일본에 합병된 뒤 1900년 일본의 인류학자 도리 류조와 모리우시노스케가 이 산을 최초로 등정했다. 그리고 옥산이 일본의 후지산(3,776m)보다 176m가 높다는 이유로 '새로운 높은 산'이라는 의미에서 니타카산으로 명명했다.

일제강점기인 1937년 니타카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후에는 중화민국이 타이완을 영유하게 되면서부터 옥산이란 이름을 얻게 되었다.

외국 산악인들이 옥산을 등정하려면 공을 많이 들여야 한다. 첫째는 기후변화로 맘은 눈과 비가 많아 수시로 입산 통제가 되며, 둘째는 옥산에 있는 산장(숙소)을 예약하기가 매우 힘들기 때문이다.

옥산 산행은 아리산공로를 따라 구불구불 오르는 아리산 입구에서 시작된다. 아리산 국립공원의 분기호의 숙소에서 1박을 해야 한다. 아담한 산골 마을의 언덕을 오르면 일제가 타이완 아리산 지역의 삼림자원을 수탈하기 위해 개설한 아리산 폐철로가 나온다. 분기호는 그 철도역 때문에 철도교통의 중심지로서 번성하였다. 옥산을 가려면 아리산공로를 만나는 석도마을까지 되돌아 나가야 한다. 석도는 아리산공로상 교통의 요충지로 차 생산지로 유명하다. 아리산공로는 험준한 산길을 따라 구불구불 돌아가며 가기 때문에 낙석, 토사붕괴 등의 매우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옥산 국립공원으로 들어가는 경계지점이자 석산의 등산로 초입에 있는 석산복무점은 등산객들이 휴식처다. 인간 다음으로 유일한 영장류인 타이완의 원숭이들이 도로변을 느릿느릿하게 활보하는 모습이 매우 인상적이다. 28번 아리산공로에서 탑탑가안부로 나뉘는 지점에서는 차에서 내려서 도보로 올라야 한다. 배운 등산 복무 중심에서는 여권으로 신분을 확인한 뒤 소형승합차로 탑탑가안부까지 가게 된다.

그곳에 사는 고산족은 대개 12 부족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언어와 사회조직이나 문화도 제각기 다르다. 고산족은 전통적으로 농경이나 수렵에 종사하면서 독자적인 문화와 제도를 유지해 왔기 때문이다.

20세기 이후 일제의 식민통치와 중화민국의 통치 아래 근대화 과정에서 생활양식도 크게 변했다. 당국의 성급한 근대화정책은 고산족의 권리를 다수 침해하고 타이완 사회 안에서 원주민에 대한 차별이 지속하였다는 문제를 낳고 있다. 1980년대 후반부터 고산족 청년들을 중심으로 원주민 권리 회복 운동이 시작되기도 했다. 타이완 당국도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고산족의 권리 항상을 도모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타이완 정부는 고산족을 타이완 원주 민족으로 승인하고, 평지인과는 달리 원주민의 호적을 부여하고 있다.

탑탑가(타타카)안부를 힘차게 출발하면 다리쉼을 하게 되는 곳이 맹목정이다. 차마고도 같은 철벽 길엔 목재 잔도가 수십개가 있다. 등산로를 가로지르는 여러 개의 계곡에는 다리가 놓여 있다. 까마득한 절벽지대의 잔도를 오금 저리며 지나면 대만 삼나무의 고사목이 즐비하다.

삼나무 숲에는 전죽으로 불리는 조릿대가 자란다. 등산로 좌우에 전죽과 철삼고사목이 한 폭의 풍경화를 연출한다. 소나무와 철쭉이 혼재한 부드러운 흙길이 반긴다. 백목림에서 간식으로 허기를 달래는 곳이다.

배운산장(3,402m)에서 두 번째 숙박해야 한다. 식사는 대만식 비빔밥으로 비교적 맛이 좋다. 이른 새벽에 산장에서 제공하는 빵과 우유에 치즈를 넣어 끓인 수프로 배를 채우고 정상으로 출발했다.

고산증을 수반하기 때문에 중간에 포기하는 사람이 있다. 칠흑같이 어두운 밤길을 헤드랜턴에 의지한 채 앞사람만 보고 경사가 급한 길을 올랐다. 정상 아래 낙석방지 철책에서 바라보면 산 아래 도시의 불빛이 반짝거린다. 정상 마지막 암벽 아래 쇠사슬에 의지해서 오르면 드디어 옥산 주봉에 닿는다.

구름을 뚫고 찬란하게 솟아오르는 태양이 장엄하다. 태평양 한가운데 솟아오른 이국 땅 동북아시아의 최고봉에서 바라보는 일출이 색다르다.

김정길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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