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은 물론 일반인들 대다수는 11월 11일을 국적불명의 ‘빼빼로 데이’로만 기억할 뿐 이날이 ‘농업인의 날‘이라는 사실을 아는 이가 드물다.
농민들을 제외한 대다수의 시민들은 11월 11일에 대해 "키 크고 날씬하게 예뻐지자"는 의미로 애인과 친구들에게 빼빼로(과자)를 선물하는 날로 알고 있다.
하지만 이날은 날로 어려워지고 있는 우리 농업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을 높이고 농업인의 긍지와 자부심을 고취하고자 지난 1996년 농림부가 지정한 농업인의 날이기도 하다.
농업인의 날은 지난 1973년 3월 30일 어민의 날을 유래로 시작됐다가 1996년 5월 30일 각종기념일등에 관한규정에 따라 권농의 날(6월 1일, 모내기 적기일)과 목초의 날(9월 5일, 목초씨뿌리기적기일)을 통합, 농어업인의 날로 지정됐다.
그러다가 1997년 5월 9일 다시 명칭을 변경해 현재의 농업인의 날로 지정됐다.
이날을 농업인의 날로 정한 이유는 농민은 흙에서 나서 흙을 벗 삼아 함께 살다가 흙으로 돌아간다는 의미에서 흙 토(土)자가 겹친 土月土日, 한자로 11월 11일로 나타낼 수 있어 정해졌다는 유래가 있다.
또한 이때가 모든 영농을 마치고 풍년제를 할 수 있는 적기이기도 하다.
매년 이날이면 각 시ㆍ군과 농민단체 주도로 농민들을 격려하기 위한 각종 행사와 시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이벤트가 마련된다.
그러나 청소년을 비롯한 일반시민 대다수는 11월 11일을, 1994년 부산 여중고생들이 1이란 숫자가 네 번 겹치는 이날 친구끼리 우정을 전하며 "키 크고 날씬하게 예뻐지자"라는 의미에서 빼빼로를 선물하기 시작한 빼빼로 데이로 여전히 알고 있다.
한미 FTA체결 등으로 농업환경이 날로 악화되면서 근심으로 가득한 농민들은 농업인의 날에 대한 시민들의 무관심한 반응에 익숙해진지 오래다.
농민 김향민씨(68·완주군 소양면)는 "농업인의 날을 알고 모르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국내 농업의 어려움을 국민들이 얼마나 아느냐가 중요하다“며 ”이날 하루만이라도 농민들의 근심과 고민이 뭔가에 대해 잠시라도 함께 고민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