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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촌오거리 공판]“목소리 맞지만 당시 자백 상황 기억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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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촌오거리 공판]“목소리 맞지만 당시 자백 상황 기억없다”
  • 최정규 기자
  • 승인 2017.05.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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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촌오거리 살인사건 7차 공판, 검찰 지난 2003년 피고인 A씨 조사 당시 녹취파일 증거로 제출
▲ 지난 11일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열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7차 공판에서 검찰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2003년 군산경찰서에서 자백진술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출했지만 A씨(36)는 “목소리는 맞는 것 같다”며 “하지만 당시의 기억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사진은 앞서 재판부가 현장검증을 하는 사진]최정규기자

“기억은 나지 않지만 목소리는 맞는거 같아요”

지난 11일 열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 7차 공판에서, 법정에서 A씨(36)는 재판부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은 혐의를 입증하기 위해 승부수를 띄웠다. 지난 2003년 군산경찰서에서 자백진술 녹음파일을 증거로 제출한 것이다.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 열린 재판에 당시 A씨를 조사했던 군산경찰서 수사관 3명도 출석했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이기선 부장판사)는 ▲A씨를 숨겨준 것으로 추정되는 친구 B씨의 조사내용(1시간27분03초) ▲B씨의 진술을 토대로 A씨 심문과정이 담긴 파일(1시간 5분18초) ▲A씨가 체포 된 이후 조사하는 과정(27분59초) 등 3개의 녹음 파일을 이날 모두 재생했다.

녹음파일은 음질이 좋지 않았지만 A씨가 자백하는 내용이 담겨있었다. 재판부는 녹음파일을 듣고 난 후 A씨에 “녹음파일에 나오는 목소리가 피고가 많냐, B씨가 맞냐”고 물어봤다.

이 물음에 A씨는 “목소리는 맞는 것 같다”며 “하지만 당시의 기억은 없다”고 혐의를 부인했다.

A씨의 변호사는 "녹음파일에 입수경위와 원본파일이 있냐"며 문제삼기도 했다.

4시간이 넘게 이어진 재판은 오후 11시가 다되어서야 끝이 났다. 검찰은 추가 심문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고심 끝에 오는 16일 마지막 공판을 결정했다.

▲ 검·경의 부실수사와 강압수사 논란을 불러 온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2000년 8월10일 오전 2시7분께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버스정류장 앞에서 택시기사 C씨(당시 42세)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다가오는 16일 공판은 오후 4시에 군산지원 201호 법정에서 열린다. 이날 재판은 치열한 법리공방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의 심문이 종결될 때까지 논스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또 재판부는 어떻게든 오는 25일 판결선고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검·경의 부실수사와 강압수사 논란을 불러 온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2000년 8월10일 오전 2시7분께 익산시 영등동 약촌오거리 버스정류장 앞에서 택시기사 C씨(당시 42세)가 흉기에 찔려 살해된 사건이다. 당시 수사기관은 16세에 불과했던 D씨(33)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 D씨는 지난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광주고법은 2015년 6월 “이 사건은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된다”며 D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검찰이 즉시 항고했지만, 같은해 12월 대법원이 재심개시를 최종 결정했고 D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사진은 당시 무죄를 선고받고 기자회견을 하는 D씨]

수사기관은 C씨가 “너는 어미, 아비도 없느냐”라는 등 욕설을 하자 D씨가 오토바이 사물함에 있던 흉기로 수차례 찔러 C씨를 살해한 것으로 단정했다. 법정에 선 D씨는 징역 10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됐다. 2003년 6월 A씨가 진범이라는 첩보가 입수돼 경찰이 수사에 착수하는 등 D씨가 억울하게 범인으로 몰렸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왔다.

하지만 이미 D씨가 10년 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인 시기였다. 조사에서 A씨는 범행 일체를 자백했다. 얼마 후 이내 진술을 번복했고 결국 증거불충분을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수감생활을 마친 D씨는 지난 2013년 재심을 청구했고, 광주고법은 2015년 6월 “이 사건은 ‘유죄의 선고를 받은 자에 대해 무죄를 인정할 명백한 증거가 새로 발견된 때'에 해당된다”며 D씨의 청구를 받아들였다.

▲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은 영화 '재심'의 모티브가 됐고, 흥행에 성공했다. [영화포스터]

검찰이 즉시 항고했지만, 같은해 12월 대법원이 재심개시를 최종 결정했고 D씨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한편,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은 영화 '재심'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최정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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