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4 23:23 (화)
나운규의 삶과 영화 ‘아리랑’ 창극으로 재탄생
상태바
나운규의 삶과 영화 ‘아리랑’ 창극으로 재탄생
  • 박해정 기자
  • 승인 2016.08.21 14: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민속국악원 브랜드 창극 '나운규, 아리랑'
▲ 창극 연습장면(사진 왼쪽부터 배우 정민영, 정갑균 연출자).

영화인 나운규의 삶과 영화 ‘아리랑’으로 엮은 우리 시대 예술가의 이야기가 최초의 창작 창극으로 펼쳐진다.

21일 국립민속국악원(원장 박호성)에 따르면 영화인 나운규와 영화 ‘아리랑’을 소재로 오늘을 살고 있는 창극 배우의 이야기를 담은 신규 브랜드창극 ‘나운규, 아리랑’을 9월 2일부터 4일까지 국악원 예원당 무대에 올린다.

이번 작품을 위해 2년을 공들인 민속국악원은 지난해 4월 ‘제1회 창극 소재 공모전’을 개최하고 응모작 55편 중 ‘나운규의 아리랑’을 당선작으로 선정했다. 극본은 지난 해 말 극작가 최현묵이 완성했다.

이번 작품은 현 시대를 배경으로 한 민속국악원의 첫 번째 창극이라는 데 의미가 깊다.

그동안 민속국악원이 기존의 판소리 다섯 바탕을 기반으로 한 창극을 주로 제작해 왔다면 이번 작품은 전통을 기반으로 하면서도 동시대인들과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관객들과 소통하겠다는 것이다.

창극 ‘나운규, 아리랑’은 이중 구조로 돼 있다. 한 축의 이야기는 과거 나운규의 삶과 비슷한 궤적을 살고 있는 창극배우 나운규의 생애이다.

과거 나운규는 영화 ‘아리랑’의 주인공인 최영진 역으로 출연했지만 그 도플갱어(doppelganger)인 창극배우 나운규는 변사 역으로 나온다.

또 다른 한 축의 이야기는 과거 나운규가 상영했던 영화 ‘아리랑’을 창극으로 개작한 작품이 공연되는 무대 상황이다.

두 개의 이야기는 교차 또는 동시에 진행된다. 두 이야기의 주인공이 죽음에 이르는 끝 장면에서는 그 경계가 무너지면서 창극배우 나운규의 장례식 장면이 두 공간에서 동시에 전개되고 하늘 공간에서는 창극 배우 나운규가 이 모습을 바라본다.

작품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4개의 장으로 돼 있으며 각 장마다 다양한 지역의 아리랑이 배치돼 있다.

본조아리랑을 중심으로 구아리랑, 헐버트 아리랑(1896년 미국인 호머 헐버트 박사가 오선보로 채보한 아리랑), 정선아리랑, 진도아리랑, 상주아리랑 등이 극에 쓰였다.

그 외에도 판소리 춘향가의 사랑가가 극중 나운규의 외도 장면에 파격적으로 사용되며 진도 씻김굿의 ‘길닦음’노래와 제주민요 ‘용천검’도 나운규의 장례가 치러지는 끝 장면에 합창 속에 편곡됐다. 3장의 창극무대에서 마을잔치가 벌어지는 장면에는 ‘풍물놀이’가 등장한다.

작품에서 배우들이 부르는 노래들은 안숙선 명창이 변화무쌍한 우리말의 특징을 백분 살려 작창했으며 젊은 감각의 양승환 작곡가가 현대적으로 편곡했다.

모든 배역은 민속국악원 창극단 단원과 춤패와 그림패는 무용단, 관현악 반주와 풍물놀이는 기악단 등이 맡았다.

극 전체를 이끌어가는 주인공 나운규 역에는 민속국악원에서 탄탄히 실력을 다져온 창극단 김대일, 정민영이 교차로 출연한다.

이 작품의 연출을 맡은 정갑균 연출자는 “나운규는 왜 아리랑을 택했을까와 현 시대에 아리랑의 선율로 어떤 감동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했다”며 “시대의 시사성을 담아 현재 예술가의 살아가는 상황과 고뇌 등을 그렸다”고 연출의 변을 밝혔다.

박호성 원장은 “창극 소재 공모 시 역사성과 시대성, 민족성, 세계성을 심사기준으로 제시했다”며 “동시대의 이야기를 담아내면서도 시대를 넘나드는 생명력을 가진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원장은 “나운규의 ‘아리랑’은 워낙 유명하지만 원작은 본 적 없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할 것”이라며 “도민 여러분들의 많은 관심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석 무료이며 예약은 전화(063-620-2328)로 하면 된다.

공연 첫날인 9월 2일 오후 1시에는 공연을 기념한 ‘제2회 대한민국 민속악 포럼’이 ‘국악극, 어떻게 만들 것인가?’를 주제로 열린다.
박해정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화려한 축제의 이면... 실종된 시민의식
  • 서울공항 봉인 해제에 일대 부동산 들썩… 최대 수혜단지 ‘판교밸리 제일풍경채’ 눈길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삼대가 함께 떠나고 싶다면, 푸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