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정운천 후보(62)가 야당 텃밭 전북에서 지역주의 벽을 깨고 영남권을 기반으로 하는 보수정당으로는 20년 만에 당에 승리를 안겼다.
전북에서 민주당 계열이 아닌 새누리당 계열 국회의원이 탄생한 것은 1996년 15대 총선 때 강현욱 당시 신한국당 후보가 금배지를 단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정 당선자 역시 두 번째 도전 만에 금배지를 달게 됐다.
2010년 지방선거 때 전북도지사 선거에 나서 김완주 후보에게 무릎은 꿇은 그는 2012년 19대 총선 때 이상직 민주당 후보와 붙었으나 35.8%의 높은 지지를 얻었으면서도 46.9%를 득표한 이상직 후보에게 패했다.
이후 4년 동안 와신상담을 한 끝에 ‘야당의원 열 몫 하겠다’며 이번 총선에 다시 뛰어들어 최형재 더불어 민주당 후보와 장세환 국민의당 후보를 제치고 당선의 기쁨을 누리게 됐다.
1954년 고창 출생인 정 당선자는 고학으로 삼수 끝에 고려대에 합격해 장학생으로 졸업을 한 뒤 ‘농업을 살려보겠다’는 신념으로 전남 해남 땅끝마을로 내려가 키위(참다래) 농가를 살려내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성공한 농업CEO로 알려지기 시작했고 초등학교 5학년 교과서에 ‘참다래 아저씨’로 소개되기도 했다.
2005년 노무현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본위원회 위원(차관급)으로 발탁됐으며 2008년에는 농림수산식품부 초대 장관을 지냈다.
정 후보가 당선될 수 있던 원동력으로는 야권의 분열이 가장 크다는 분석이 나왔으며 대기업 유치를 통한 5만 좋은 일자리 창출·전북 1조원 사회적 기업펀드 설립·기금운용본부 안착·새만금 개발 등 예산 폭탄을 공약으로 내세운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돈키호테를 자칭하며 선거 운동 첫날 함거(조선시대에 죄인을 실어 나른 수레)를 유세차에 싣고 나타나거나 전북의 새벽을 깨우겠다는 ‘꼬끼오’ 장닭 퍼포먼스 등 이색적인 선거 운동 방식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여기에 아들 용훈씨의 큰 절 유세, 딸 다은씨의 헌신적인 선거 운동 등도 유권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는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특별취재반
15대 총선이후 처음.. 지역주의 타파에 큰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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