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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억원짜리 ‘무늬만 전북판 올레길, 버려진 길 전락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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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억원짜리 ‘무늬만 전북판 올레길, 버려진 길 전락하나'
  • 윤동길 기자
  • 승인 2014.11.18 18: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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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안과 군산 제외한 전북 마실길 이용객 '썰렁'...하루 10명도 안 찾아

3년 전 제주도 올레길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전북도와 14개 시군도 140억원을 투입해 걷는 길 조성사업에 나섰으나 대부분 이용객 발길이 뜸해 환경파괴와 예산낭비 논란이 일고 있다.

군산과 부안 등에 조성된 걷는 길은 관광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고 있지만 나머지 시군의 경우 하루에 3~4명이 찾는 등 대부분 당초 기대에 턱없이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8일 전북도에 따르면 지난 2010년부터 도내 전 시·군은 제주 올레길을 벤치마킹 해 전북도 주도로 ‘예향천리 마실길’ 800km(26곳)를 구축하는데 140억원의 사업비를 쏟아 부었다.

예향천리마실길은 제주 올레길과 같은 개념으로 지리산과 덕유산, 서해안 바닷가 길 등을 중심으로 조성된 전북판 ‘올레길’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해 부안군(71만명)과 군산시(44만명) 등 2곳이 전체 방문객(132만명)의 82% 차지할 정도로 큰 호응을 얻는 것과 달리 나머지 지역은 관광객이 발길이 뜸한 것으로 집계됐다.

 
전주시의 경우 8억2500만원을 투입해 모악산마실길과 천년전주마실길(총 39km)을 조성했지만 지난 2012년 1000명, 2013년 10월말까지 1200명의 도보여행객이 방문했다.

이는 하루 도보여행객이 3명꼴밖에 안 되는 셈이다.

진안군은 8억500만원을 투자해 마실길을 조성했지만 올해 10월말 현재 2500명이 방문하는데 그쳤다.

나머지 시군도 상황은 마찬가지로 무주군 3000명, 장수군 3350명 등 앞으로 2개월간 방문객을 감안해 도 1년간 채 5000명도 찾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도내 14개 시군 중 한해 도보여행객이 1만명을 넘어서는 곳은 부안(71만명), 군산(44만명), 익산(8만4000명), 김제(2만명), 완주(2만5000명), 순창(1만1700명) 등 단 6곳이다.

하지만 이들 시군의 도보여행객 이용숫자가 대부분 1000명단위로 정확히 떨어지고 있어 이용객 숫자가 부풀려졌거나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도 매우 높아 보인다.

이처럼 이용객이 저조한 상황에서 길이 넘쳐나는 것은 안행부와 문체부 등 정부 부처별로 ‘길 사업’을 추진하면서 지자체에 참여를 부추긴 측면도 크게 작용했다.

하지만 정부 지원은 ‘쥐꼬리’에 불과하고, 이들 길을 관리 운영하는 시·군들은 가뜩이나 어려운 재정 형편에 부담만 떠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렇다보니, 범죄 예방과 수사에 필요한 CCTV 등 안전시설은 대부분 설치되지 않았거나 순찰 인력마저 없어 치안 부재의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걷는 길’ 조성을 위해 나무 데크, 철심, 보행로, 교량 등 불필요한 시설물이 환경과 경관을 파괴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도내 환경단체 관계자는 “‘걷는 길’이 조성되면서 긍정적인 영향도 가져왔지만 대부분 체계적인 계획 없이 중구난방식으로 조성돼 찾는 사람들도 많지 않을뿐더러 관리조차 제대로 안 된다”면서 “관리 부재 속에서 환경파괴 문제도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윤동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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