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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늬만 전북판 올레길’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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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무늬만 전북판 올레길’ 이대로 방치할 것인가
  • 전민일보
  • 승인 2014.11.18 18: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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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군 앞다퉈 걷는길 조성
- 한해 1000명 찾는 마실길
- 관광 상품화 해법 찾아야


남들이 잘 된다면 쏠리는 것은 정책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 2009년 제주 올레길이 전국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러자 정부와 전국 지자체가 앞다퉈 걷는 길 조성사업에 나섰다. 전북도 예외는 아니었다.

전북에서는 2010년~2011년 사이에 본격적인 구축이 진행됐다. 당시에 도내 전 시군에 ‘예향천리마실길’ 조성사업이 추진됐다. 총 연장 800km에 이르는 마실길 조성사업에 투입된 예산만 140억원에 이른다. 적지 않은 예산이다.

3년이 지난 현 시점에서 이용객들은 올레길의 열풍과 비슷할까. 생각보다 너무나 저조했다. 전주 모악산 마실길은 도보여행객이 지난해 1000명, 올해 10월말 현재 1200명에 불과했다. 하루에 채 10명도 안다니는 무늬만 걷는 길이 된 셈이다.

나머지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로 도내 6개 시군만이 연간 이용객 1만명을 넘어섰을 뿐이다. 코스설정 자체부터 잘못된 것이다. 정책의 차별화 전략이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가 아닐 수 없다.

반면, 군산 마실길과 부안 마실길은 비교적 성공적이다. 새만금 전시관에서부터 줄포 부안자연생태공원을 잇는 115km의 부안 마실길의 연간 이용객은 70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군산 마시길 역시 40만명 이상이 다녀가고 있다.

하지만 이들 2개 시군의 마실길을 빼면 나머지 지역은 실패작이다. 군산과 부안 마실길 이용객이 도내 전체 마실길 이용객의 83%를 차지하고 있다. 하루에 10명도 찾지 않는 전주 모악산 마실길 조성사업에만 무려 8억2500만원의 혈세가 투입됐다.

길 조성에 140억원이 투입된 것은 열악한 전북의 재정상황을 고려할 때,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비용 투자대비 효과가 너무 낮다는 점에서 혈세낭비 논란이 커지고 있다. 투입예산만 140억원이지만, 1년에 1만명도 오지 않는 마실길 유지관리비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그렇다고 방치할 수 있는 노릇도 아니다. 민선6기 핵심공약인 토탈관광 사업과 연계해 마실길 활성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코스설정부터 모든 것은 다시 검토해야 한다. 예산만 투입하려고 하지말고, 현재의 상황에서 최대 효과를 누릴 해법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제주 올레길은 아직도 인기다. 제주를 방문하는 관광객이 한번쯤은 걸어봐야 할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 했다. 내국인은 물론 중국 관광객 등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필수 코스로 제공되고 있을 정도다.

전북판 올레길인 마실길도 지역의 대표 관광상품이 될 수 있도록 민관이 머리를 맞대고 고민해볼 필요가 있다. 지금은 실패한 걷는 길이지만,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서 성공사례가 될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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