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4대 ‘고도(古都)’중 유일하게 국립박물관이 없는 익산에 국립박물관을 건립해 3만여 점에 이르는 미륵사지 출토유물의 효율적인 관리·보존에 나설 필요성에 학계의 공감대가 형성됐다.
하지만 국립박물관 건립과 승격을 위해서는 공주·부여와의 차별성과 마한의 고도인 익산만의 역사문화의 정체성 확보 등이 선결과제로 제시됐다.
지난 26일 익산 국립익산박물관 건립을 위한 '고도(古都)익산의 정립과 박물관의 기능'을 주제로 하는 세미나가 동국대 최응천 교수의 사회로 원광대학교 법학대학전문대학에서 개최됐다.
지난 2009년 정부에 국립익산박물관 건립을 건의한 이후 지역에서 처음으로 문화체육관광부 주최로 열리는 공론화의 장이어서 학계의 이목이 집중됐다.
이날 미륵사지유물전시관 노기환 학예연구사는 “미륵사지 출토유물의 수량이 3만여 점에 달하는데 수장고는 354㎡로 협소하고 전문 인력이 부족해 유물의 안전과 효율적인 관리가 힘들다”며 미륵사지유물전시관을 국립익산박물관으로 전환할 것을 주장했다.
노 연구사는 국립박물관 승격과 관련, 익산지역의 백제문화를 중심으로 하는 국립익산박물관 추진방안과 미륵사지와 관련된 삼국시대 종교·건축문하를 주 소재로 한 박물관 추진 등 2개의 방안을 제시했다.
원광대박물관 김선기 학예연구팀장은 “다른 박물관에 흩어져 있는 유물들을 집대성하고, 익산역사의 전통성 확보와 불교문화유산을 특화하는 국립박물관의 필요성은 절대적이다”며 국립박물관 승격보다는 예산과 조직을 갖춘 국립익산박물관 건립을 역설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대부분의 패널들은 미륵사지 출토유물의 안전적인 관리·보존과 익산지역의 역사적 가치 등의 측면에서 국립익산박물관 승격내지는 건립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특히 박근혜정부가 ‘익산고도 르네상스’ 사업을 핵심과제로 추진하는 등 정치적 측면도 부각됐다.
하지만 각론에서는 신중하면서도 체계적인 접근을 통해 국립박물관 승격 또는 건립의 실행력과 타당 논리를 이끌어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전북문화재연구원 최완규 이사장은 “일반 국민들은 백제문화의 중심지로 익산보다는 ‘공주와 부여’를 인식하고 있다”며 백제의 또 다른 고도인 공주나 부여와의 차별성을 요구했다.
이어 “국립익산박물관 건립방향이 미륵사지 중심의 백제문화에 치중해 있을 마한의 고도였다는 점은 간과되고 있어 역사적 중복성과 학계의 동의를 이끌어내는데 한계가 있다”면서 “익산만의 역사문화의 정체성을 담을 수 있는 방안이 모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동길기자
4대 고도 중 유일하게 국립박물관 없는 익산, 미륵사지유물 3만여점 출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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