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저도 하려고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임실군 임실읍 육군35사단 정보통신대대에 병영체험을 위해 방문한 도내 지적장애인 68명의 한결같은 마음가짐이다.
26일 오전 11시 입소식을 위해 군복으로 옷을 갈아입은 이들이 줄을 지어 숙소에서 연병장으로 향하기 시작했다. 군복 상의를 빼입고 군화대신 운동화를 신는 등 비록 복장은 엉성해보였지만 저마다 최선을 다해 줄을 맞춰 정렬했다.
“차~렷 대대장님께 경례.”
우렁찬 ‘충성’ 구호와 함께 입소식을 끝내고 본격적인 병영 체험에 들어갔다.
이날 정보통신대대 교관과 장교들은 장애인들에게 군 장비를 일일이 설명해주고 한사람씩 발칸, 생물학 정찰차 등에 탑승 실습을 하는 등 장애우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모습들이었다.
군산에서 온 윤형준군(18·상업고등학교 2년)은 “재미있고 신기하고 힘도든다”면서 “군복을 입으니 덥고 지시를 따르는 것도 힘이 들지만 밥도 맛있고 차에 직접 타볼 수 있어서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권소정양(19·전주생명과학고 2년)은 “평소 타보고 싶었던 헌병오토바이를 타볼 수 있어서 너무 재미있었다”면서 “자원봉사자 선생님이랑 같이 다니는 것이 제일 좋다”고 미소지었다.
체험에 참여한 이들은 일반인들에 비해 행동이 많이 서툴렀지만 도전의지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강인한 모습을 보여 주변을 놀라게 했다.
특히 이날 오후 3시부터 시작한 서바이벌 사격은 최고 인기 종목이었다. 비록 페인트 탄이 든 서바이벌 총으로 10m 앞 과녁을 맞히는 것이었지만 총을 들고 과녁을 쏘아보는 눈빛만큼은 웬만한 초병 못지않게 날카로웠다. 개중에는 사격에 남다른 집중력을 보이며 과녁을 명중시키는 장애인들도 많았다.
강명은씨(49·여, 삼천동)는 “이번 병영체험을 통해 나도 마음만 먹으면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날 병영체험 행사에는 지적장애인과 함께 우석대학교 작업치료학과 학생 75명이 자원봉사자로 참여해 장애인들을 도왔다.
김수민씨(20·여, 우석대작업치료학과 1년)는 “장애를 가지신 분들이 혹시라도 돌발행동을 할까봐 불안한 마음이 있었지만 장애를 가진 분들과 함께 체험하며 장애가 별거 아니고 우리랑 다를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전했다.
전북지적장애인복지협회 김정애 사무국장은 “하루뿐인 병영체험이지만 이들에게는 소중한 경험”이라며 “교육적인 측면에서 다른 프로그램보다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침상 등 열악한 환경이었는데 임실로 옮겨져 좋아진 것 같다”면서 “특히 10년간 병영체험을 해오고 있지만, 올해 그 어느 때보다 군에서 적극적으로 도와준 것 같다”고 감사를 전했다.
박상규기자
임실 35사단·우석대 학생들 도우미 역할 톡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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