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07 16:38 (화)
“내 고향에도 보름달은 뜨겠지요”
상태바
“내 고향에도 보름달은 뜨겠지요”
  • 박상규 기자
  • 승인 2014.09.05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명절때마다 추억 떠올리며 그리움 달래

“추석을 맞아 한국에서 가족들을 위해 장도보고 음식을 장만하는 것을 보니 고향에 계시는 부모님 생각이 절로 납니다”

명절을 보낼 채비를 하는 모습을 부러움과 외로움이 담긴 시선으로 지켜보는 사람들이 있다. 타국으로 이사와 명절 때마다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이 나지만, 쉽사리 만나기 어려운 결혼이주여성들이다. 추석을 나흘 앞둔 4일 전주시 서노송동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응우웬뚜이두엉씨(31·여, 베트남)를 만났다.

응우웬뚜이두엉씨가 한국에 온지 어느덧 4년이 지났다. 한국 국적을 취득하진 못했지만, 김지영이라는 이름으로 살고 있다. 김씨는 한국에서 베트남으로 일을 하러 왔던 남편 김철한씨(33)를 만나 2년의 연애 끝에 결혼해 지금은 한 아이의 어머니이자 임신 7개월째인 임산부이다.

처음 한국에 들어와 생활습관의 차이로 가족들 생각도 나고 많이 외로웠던 김씨에게 힘이 되어준 사람은 시부모님이었다. 엔지니어 일을 하며 출장이 잦은 남편 때문에 외로워하며 적응하지 못하는 김씨를 위해 시부모님이 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적극 추천했다.

센터에서 한국어를 배우고 한국의 생활과 요리, 컴퓨터 등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에 참석하며 같은 처지에 있는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과 서로 힘들었던 점을 이야기하고 함께 모여 베트남의 전통음식도 만들어 먹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렇게 명절을 앞두면 퇴역을 하시고 집에 계시는 부모님 생각에 마음이 아프기만 하다.

김씨는 “퇴역을 하신 어머니께서 허리와 어깨에 잦은 통증을 겪고 계신다”며 “한국에서 명절이 돼서 고향에 간다는 동료들을 보면 부럽기도 하고 부모님이 너무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이어 “베트남에서는 설이 제일 큰 명절”이라며 “추석에는 빠잉충투(속에 고기, 야채등을 채운 밀가루빵)를 만들어먹고 아이들이 밤에 맨옹싸오(안에 불을 켠 별모양의 장난감)를 가지고 논다”고 덧붙였다.

베트남의 추억을 회상하는 김씨의 모습은 무척 밝았지만, 이내 부모님을 떠올렸는지 다시 어두워졌다.

김씨는 “시댁식구들이 모여 장을 보고 음식을 장만하며 추석을 기다리는 모습을 보면 베트남에 계시는 부모님이 더욱 생각난다”며 “가족들이 모여 전통음식도 먹고 하던 기억이 떠오를 때마다 집에 쉬이 갈 수 없어 많이 아쉽다”고 속상해했다.

전주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관계자는 “명절을 맞아 경찰, 교육청과 연계해 한 부모가정, 가정폭력 등으로 힘들어하는 결혼이주여성들에게 생필품과 후원금 등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복지 사각지대에서 힘들어 하는 이주여성들에게 도민들이 많은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상규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만원의 행복! 전북투어버스 타고 누려요
  • 전주국제영화제 ‘전주포럼 2024: 생존을 넘어 번영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