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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3남매 “희망의 집 생겼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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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하우스 3남매 “희망의 집 생겼어요”
  • 김병진 기자
  • 승인 2014.06.25 2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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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본보 첫 보도 이후...따뜻한 관심이 큰 결실 맺어
▲ ‘정읍 삼남매 가족’이 25일 정읍시 칠보면 신축된 집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전북본부 등 후원자들과 ‘초록우산 러브하우스’ 제1호점 입주식을 열고 있다.

“정말 감사합니다. 우리가족 모두가 새로운 희망을 꿈꿀 수 있게 되었습니다.”

논 한 가운데 덩그러니 놓여있던 비닐하우스 대신 번듯한 주택이 들어섰다. 무더운 여름 냄새나는 비닐하우스에서 9년 동안 살아야 했던 삼남매의 어머니는 새집 마련의 벅찬 감동에 눈물을 흘렸다.
<본지 2013년8월1일자 6면 최초보도, 4월3일자 6면 후속 보도> 

이를 보고 있던 1년여 동안 주택개축과 가족 심리상담에 노력해 온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봉사단들도 같이 울었다.

25일 오전 10시 정읍시 칠보면 성빈이네 집에서 초록우산 어린이재단과 정읍시 관계자 등이 참여한 가운데 ‘비닐하우스 3남매 러브하우스 준공식’이 열렸다.

테이프 컷팅 뒤 집에 발을 처음 들여놓은 3남매와 부부. 크진 않지만 다락을 포함한 방 3개와 화장실, 주방까지 있을 건 다 갖췄다.

아이들은 이전과 변화된 모습에 꿈인지 생시인지 서로의 허벅지를 꼬집어보며 집안 구경에 정신이 없었다. 특히 사춘기 소녀 은비(가명·14)는 자기 방이 생겼다는 기쁨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삼남매는 지난 2006년부터 비닐하우스 안에 임시적으로 얇은 합판을 덧대 만든 2평 남짓한 공간에서 변변한 수도시설, 화장실도 없이 다섯 식구가 살았다.

부부는 방을 만들고 남은 비닐하우스에서 쌈채소, 고추, 감자 등으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하지만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월 100만원 남짓한 벌이로 날로 커가는 자식들을 먹여 살리기는 말처럼 쉽지 않았다.

각종 벌레와 멧돼지, 불청결한 주거환경, 보호가 취약한 비닐하우스 안에서 생활에 삼남매 가정은 어려움이 많았다.

심지어 삼남매의 경우 부모 중 한명이라도 아플 경우 말 그대로 ‘가정이 무너지는’ 극단적인 상황에 처하게 될 가능성이 컸다.

이에 지난해 위험성을 인지한 본지 보도로 지역의 많은 사회복지 단체와 독지가들의 지원이 이어졌지만 숨 막히는 비닐하우스를 벗어나기 위한 주택신축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결국 초록우산 어린재단 전북본부 등은 지난 3월23일부터 ‘정읍 삼남매 러브하우스 개축 특별성금 모금’에 돌입했다.

동시에 관련 지자체인 정읍시와 사례회의를 통한 부모의 자활교육 등 생계대책 모색, 주거개축을 위한 행정절차 간소화, 주거환경개선 캠페인 공동 전개, 인터넷 SNS 등을 통해 각계의 정성을 모았다.

지적공사 등에선 토지 측량을 무료로 해줬고, 전북개발공사 등이 자재를 지원했다. 소식을 접한 광주의 한 카페 사장은 쌀 20여 가마를 보내오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모금시작 95일 만에 5000만원의 기금이 마련됐다. 

이날 삼남매의 아버지는 “그토록 꿈꾸던 집이 지어져 정말 기쁘다. 본인의 자재를 써가면서 적은 건축비용으로 집을 지어 준 건축사, 비닐하우스에 철거와 주변정리·공사과정에 참여해 준 대학생 자원봉사자들을 생각하니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며 “지역사회에서 보내준 성원에 보답하는 길은 새로운 집에서 식구들과 열심히 사는 일인 것 같다. 더 큰 나눔으로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전북어린이재단 소동하 본부장은 “최근 생활고를 비관해 극단적 선택을 하는 복지 사각지대 가정에 대한 이야기가 2014년 대한민국을 울리고 있다”며 “지역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사랑이 필요한 곳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알려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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