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지검, 공식 브리핑, 26일간 도주행각 드러나
탈주범 이대우(46)의 26일 간 도주행각이 드러났다. 전주지검은 16일 오후 수사 브리핑을 통해 이대우의 도주경로와 도피자금, 추가범행 여부 등에 대한 1차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최윤수 전주지검 차장검사는 브리핑에 앞서 “국민께 죄송하다. 더불어 적극적인 제보를 해준 국민께 감사하다”면서 “이번 사건은 검찰의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일이다. 경찰은 26일 동안 검거에 헌신적인 노력을 해왔다. 비난은 검찰이 마땅히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대우 “장기간의 수감생활이 두려웠다”
수갑을 찬 상태에서 도주한 이대우는 청사 옆 담에 수갑을 여러차례 내리쳤고, 수갑 톱니가 2~3마디 밀려 느슨해지자 왼손을 뺏다. 이대우는 수갑을 찬 오른손을 소매로 감추고 택시를 이용해 남원에서 정읍, 광주로 이동했다.
이대우는 수갑을 풀기 위해 광주 양동시장에서 절단기를 구입해 인근 야산에서 수갑을 잘랐다. 버려진 수갑은 이대우가 야산의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해 아직 찾지 못한 상태다.
▲광주에서의 절도 이외에 추가 범행은 없었다.
이대우는 검찰에서 “개인 차량과 휴대폰, 조력자 등도 없는 상태에서 빈집털이를 할 수는 없다”고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가족, 지인 도움으로 26일 간 도피행각
수원에서 리모델링 등으로 비어있는 빈집에 3-4일을 은신했다. 성남으로 이동한 이대우는 재개발지역 등 공·폐가에서 지냈다. 성남과 수원에서 은신한 기간은 13일에서 14일로 추정된다.
이 기간 동안 이대우는 어머니와 동생을 만나(24~26일) 230만원(어머니 60만원, 동생 170만원)을 받아 도피자금으로 썼다. 같은 달 27일 서울 종로구 세운상가에서 교도소 동기를 만나 50만원을 받았다. 310만원의 도피자금을 마련한 이대우는 29일 서울 종로에서 가발을 구입했다. 이대우는 이때부터 자유롭게 활동할 수 있었다.
장기간의 잠적 생활을 염두에 두고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 중국인 밀집지역을 찾아가 보증금 100만원에 월 17만원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집 주인 아들의 의심으로 그 뜻을 이루지는 못했다.
6월 10일까지 서울에서 은신했던 이대우는 버스를 이용해 부산으로 이동했다. 부산 해운대 모텔에서 하루를 보내고 부산 수영구 민락동 소재 공사 중인 빈 집에서 3일을 은신했다. 6월 13일 오전 8시 40분께 공사 인부에게 목격되자 또다시 도주했다. 울산으로 이동한 이대우는 하루를 보내고 부산으로 이동했다. 부산으로 이동한 이대우는 14일 오후 6시 50분께 부산 해운대구 부산제2저축은행 앞길에서 검거됐다. 검거 당시 이대우는 186만원의 현금, 과도, 교통카드 등을 소지하고 있었다.
이대우는 도피생활 동안 분식점과 편의점 등에서 구입한 김밥 등으로 끼니를 해결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통카드는 지하철과 버스 이동에 사용했다.
▲앞으로 검찰 수사는
전주지검은 16일 이대우를 구속했다. 남원지청에서 조사 중이던 특수 절도죄 등과 도피죄 부분을 병합해 수사할 예정이다.
탈주 전 150여 차례에 걸쳐 6억7000만원 상당의 금품을 훔친 혐의와 남원지청에서의 도주, 도주 중 광주지역 마트에서 물건을 훔친 혐의가 추가돼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서울에서 도피자금을 제공한 지인에 대한 수사도 이어갈 방침이다. 검찰은 이대우의 진술을 토대로 교통카드 사용내역 등을 토대로 이동경로에 대한 검증을 실시할 예정이다. 이대우에 대한 수사는 전주지검, 기소 뒤 재판은 전주지법, 수감은 전주교도소에서 이뤄진다.
한편 검찰은 도주 당시 수사를 진행한 검찰 수사관에 대한 징계도 조만간 실시할 예정이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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