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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다양한 경험은 자라서 든든한 사업 밑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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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의 다양한 경험은 자라서 든든한 사업 밑천
  • 전민일보
  • 승인 2010.11.17 09: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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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게이츠의 자녀교육 10가지 교훈에 이런 말이 나온다. “어린시절의 다양한 경험은 자라서 든든한 사업 밑천”이 된다고 ……
  2007 개정 교육과정부터 체험활동이 무척 강화되었다. 모든 교과에서 체험활동은 매우 중요한 몫을 차지하고 있다. 국어과의 소재들도 실제 체험 내용을 중심으로 편제되었고 사회, 과학은 물론 수학의 문장제 문제까지도 실질적인 내용을 다루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 교육과정은 어린시절의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시켜줄 수 있는 탄탄한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나는 우리나라의 모든 어린이들은 이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새로운 지식을 얻고 그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생각을 펼쳐 나갈 수 있는 힘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단언을 해본다. 옛날에 없던 다양한 체험학습이 교육현장에서 계획되고 실시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고 흥분할 일이다. 최근에 학교마다 이색적인 특성이 나타나는 것도 바로 이런 과정으로 생긴 고무적인 현상일 것이다.
  내가 재직하고 있던 학교들에서 실시한 체험학습들을 소개하여 본다. 시골 학교에서 근무할 때는 학생들이 농촌인데도 경험하지 못하고 있는 농사일 체험을 위하여 텃밭 가꾸기를 실시하였다. 고구마를 심고 가꾸고 캤으며 채소를 심고 가꿔 잎을 채취하여 비빔밥 파티를 열어보는 등의 다양한 체험을 하도록 했고 단수수를 심어서 단수수를 간식으로 먹던 부모들의 어린시절을 경험을 통하여 알게 하였다. 또한 학교 뜰에 봉숭아꽃을 심어서 봉숭아 꽃물들이기를 체험하면서 선생님이 제자를 묶어주고 친구가 친구를 묶어주는 활동을 통하여 어린이들의 친화력을 기르는 활동도 전개 하였다.
  시골학교에서 힘든 점도 있었지만 재미도 쏠쏠 했다. 학교 텃밭 가꾸기가 어린이들을 위한 실질적인 흙 사랑 체험 활동이었음을 절실히 느끼는 기회였기 때문이다. 물론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은 고생이 많았다. 선생님들과 학부모님들의 도움이 없었다면 텃밭 가꾸기 체험활동은 계획도 세울 수 없는 일이었다. 농사일이라는 것이 작던 크던 쉴 사이 없이 풀을 메야 되는 관계로 비만 오고나면 풀과의 전쟁을 치러야 했다. 그 때마다 학부모님과 선생님들이 발 벗고 나서서 어린이들의 체험활동을 도왔다. 그 결과 아이들이 알뜰한 체험을 하게 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며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다. 역시 교육은 사부자(師父子)가 함께 해 나가는 것이라는 것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 준 결과이기도 하였다.
  학생들의 실습지에 농약을 살포한다는 것은 절대적 금기사항으로 천명한 이상 무 농약 농사를 통한 땀의 가치를 알게 하고자 한 나의 생각에 다소 미흡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하였다. 아이들은 처음에는 신기하고 재미있게 생각하였지만 자꾸 풀이 자라고 날씨가 더워가고 학교일정에 쫓기고 그러다보면 텃밭 가꾸기에 소홀하여 져서 풀이 더 무성하게 자라게 되었을 때 무척 힘들어했고 하기 싫어하기도 했다. 또 자기들의 농장이 불쌍하다는 표현을 하는 어린이도 생겼다.
  그러나 나는 생각이 달랐다. 이것이 바로 교육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어린이들이 땀 흘린 대가를 소출에서 찾는 것이 아니라 풀에 싸인 자기 농장이 불쌍하다는 감정을 갖게 된 것 만으로도 흡족하였다. 자기 집 논과 밭에 풀 없이 곡식이 무럭무럭 자라는 것은 부모님이 흘리신 많은 땀의 대가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는 것보다 더 큰 공부는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교육의 결과가 그렇듯 텃밭 가꾸기의 체험이 비록 지금 당장 어떤 커다란 결과가 나타나지는 않았을지 몰라도 이는 분명히 우리 어린이들이 자라서 빌게이츠가 말한 ‘든든한 사업 밑천’을 쌓았을 것이라고 확실히 단언 할 수 있기에 나는 지금도 다양한 가치 있는 체험활동들을 개발하여 실시하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교통비가 비싸기 때문에 기왕 차를 타고 나가면 장거리 체험을 먼저 생각하게 되는 데 그것은 가치 있는 실질적인 체험을 이끌기 어려울 때가 많다. 놀고 즐기는 체험에서 그칠 것이 아니라 우리 어린이들에게 든든한 밑천이 될 수 있는 체험 즉, 가치 있는 진지한 체험 태도까지 이끌어 낼 수 있는 체험을 권장하고 싶다.

전주삼천초등학교 교장 / 김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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