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서 교통로에 위치하여 마한, 백제, 가야의 문화가 공존하거나 융합되어 있는 고대 장수의 역사적 상황을 한 눈에 살필 수 있는 전시가 펼쳐지고 있다.
국립전주박물관(관장 김영원)은 전북의 역사문물전Ⅸ ‘장수長水, 역사의 물길’ 기획특별전을 개최, 오는 8월 22일까지 장수의 역사 속에 담겨진 시대의 문화를 풀어낸다.
이번 특별전은 마한, 백제, 가야 문화와 조선의 유교 문화가 존재하던 장수의 문화를 조명하고자 기획됐으며, 영락 12년(1414) 왕지(王旨)를 비롯해 처음 공개하는 장수 향교의 역사 유물 등 200여 점이 전시되고 있다.
장수의 자연환경과 인물에 관하여 조명한 작품들이 선을 보이고 있으며, 19세기 작품으로 지도에 금강의 발원지가 명기되어 있는 ‘동여도(東輿圖)’와 조선시대에 유배 온 학자들의 충절(忠節)을 엿볼 수 있는 유물들을 소개하고 있다.
이덕(二德)으로 유명한 황희(黃喜), 백장(白莊) 선생과 삼절(三節)이라 불리는 논개(論介), 정경손(丁敬孫), 순의리(殉義吏) 백씨(白氏) 등 관련 유물이 선보여지고 있다.
또한 지역 출신 인물의 유품 등도 전시되고 있는데, 태종 때의 문신 안성(安省) 선생이 태종으로부터 받은 왕지(王旨)와 영조 때의 문신 장현경(張顯慶)과 김성갑(金聖甲) 선생의 유품 및 왕으로부터 받은 어필 등이 처음으로 공개되고 있다.
이 밖에도 창건 당시의 모습이 비교적 잘 보존된 장수 향교와 지금도 지속되는 유교 전통을 부각하는 전시도 마련, 장수 향교의 제사 지내는 모습과 17세기 중엽부터 20세기 말까지 향교 운영 관련 자료 등 향교와 향약 관련 자료를 최초로 선보이며 관람객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김영원 관장은 “이번 전시는 전라북도 각 지역의 역사와 문물을 다루는 9번째 전시로서, 종전의 기획전과 달리 지역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발굴하여 부각시키고자 했다”면서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에 이르기까지 장수 지역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한자리에 모아 장수의 역사와 문화를 잘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서승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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