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전에 봉안된 태조 어진은 조선왕조 건국자의 유일한 어진이요, 25대 임금 중 어진이 3점 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또 조선초의 어진 제작 방법 등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지대하다. 또한 어진과 함께 경기전 건물도 적어도 남한에 남아 있는 유일한 지방의 진전이다. 그런 점에서 경기전은 보존되어야 할 한국의 대표적 문화유산이다. 지역사적 차원에서 태조어진은 경기전과 함께 전주 문화유산의 상징인 셈이다.
태조 이성계의 어진(왕의 초상화)을 모신 전주시의 경기전(사적 제339호)이 올해로 창건 600년을 맞았다. 경기전이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이로부터 30여 년이 지난 1442년(세종 24년)이다. 현재의 경기전은 임진왜란 때 불에 타 없어졌다가 광해군 6년인 1614년에 중건됐으며, 이곳에는 최근까지 태조 어진의 진본이 모셔졌다. 올해에는 유물전시관이 완공돼 국립전주박물관에 임시 보관한 진본을 다시 봉안하게 된다.
전주시는 경기전 창건 600돌은 역사적 문화적으로 의미가 깊은 만큼 이를 축하하는 기념행사를 성대하게 치를 계획이다. 이에 전주역사박물관이 태조 어진 전주봉안 600주년 및 박물관 개관 8주년을 맞아 ‘경기전, 조선의 가슴에 귀 기울이다’ 특별전을 열고 있다. 이번 특별전은 오는 9월 12일까지 기증,기탁실과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태조어진을 지켜온 경기전의 역사를 재조명하고, 다양한 복식과 자세로 그려졌다는 태조 어진의 회화사적 의미와 태조어진의 의장물을 소개함으로써 그 가치를 조명하고자 기획된 소중한 자리다.
전주시는 경기전 소장의 태조 어진(보물 제931호)의 국보 승격을 추진하고 있다. 태조 어진은 1410년 처음 그려진 것이 낡아지자 1892년 원본과 똑같이 베껴서 그린 것이다. 각종 문헌에 제작 과정이 자세히 기록돼 있고, 회화로서 작품성이 뛰어나 문화재적 가치가 매우 큰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경기전 태조어진이 더욱 가치를 지니는 것은, 사진이 있는 고종과 순종을 제외하고 태조부터 철종대까지 25대 임금 중 어진이 태조, 영조, 철종 등 3점 밖에 남아 있지 않다는 점이다. 태조어진 봉안 600년이 되는 2010년 대대적인 기념 행사로 전주가 전통문화로 거듭나고 있다. 전주시민들의 적극적인 관심을 당부해마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