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경화로 투병중인 아버지에게 간을 이식한 아들의 효심이 알려지면서 주위에 감동을 주고 있다.
남원에서 식당을 운영하며 행복한 생활을 하던 오기조씨(43·남원시 도통동)가 간경화 진단을 받은 것은 지난 2007년.
4년간의 투병 생활동안 간경화는 점점 심해졌고 의료진으로부터 간 이식만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판정을 받기까지 이르렀다.
아내 한점숙씨(40)가 기증 의사를 밝혔지만 조건이 맞지 않아 이들에게는 기다림만이 유일한 방법이었다.
하지만 장기기증자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간 이식술을 받기 쉽지 않았던 오씨의 병세는 최근 급속도로 악화됐다.
간세포가 많이 죽거나 약해져 간 부전이 생기는가 하면, 정신이 혼미해지는 증상으로 간장병 말기에 자주 나타나는 간성혼수도 생기기 시작해 오씨는 결국 지난달 27일 위급한 상태로 전북대병원 응급실로 실려오게 됐다.
오씨의 아들 두석군(19·전주고 3학년)은 자신의 간을 아버지에게 이식해야하겠다는 의사를 밝혔고, 모든 조건이 맞다는 병원의 검사 결과 직후 전북대병원 간담췌·이식외과 조백환 교수와 유희철 교수 등 생체간이식팀의 집도로 지난 10일 진행됐다.
15시간에 걸친 긴 수술은 다행히 성공적으로 끝났고, 오씨는 현재 빠르게 회복하며 퇴원을 준비하고 있다.
오씨는 “이제 고 3이 되는 아들이 나 때문에 공부에 영향을 미칠까 걱정된다”며 “아들한테는 절대 받지 않으리라 생각했는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에 아들 두석군은 “공부는 언제든 할 수 있지만 아버지의 건강을 되찾아드리는 일이 더욱 중요하다”며 “수술 후 아버지가 회복되는 것이 그저 기쁠 뿐이다”며 환하게 웃었다.
임충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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