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겪는 일이지만 물난리와 각종 안전사고 걱정이 앞선다. 집중호우가 쏟아지면 평소 멀쩡하던 지반이나 구조물이 내려앉거나 무너지고 엄청난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을 당해왔던 게 지금까지의 경험이다.
몇해 전 전주천이 범람한 적이 있었지만 그 물난리가 언제 있었느냐는 듯 벌써 까마득 잊고 있는 것은 아닐까.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재해위험지구 및 소하천 정비사업 등은 192개소(사업비 1955억원)며 지난 추경에서 예산이 확보된 사업(12개, 80억원)까지 총 204개 사업에 이른다.
당초 계획된 본예산 사업의 경우 재해위험지구 20개소(608억원)에 대한 사업의 공정률이 58%에 그치고 있다. 93개소에 이르는 소하천 정비사업의 경우 공사 진척률이 60%대에 머물고 있으며 하천재해예방 사업(39개소)도 공사 진행율도 68%에 불과하다.
각 시군별로 재해 위험이 높은 사업 지역 1-2개소를 선정해 추진되고 있는 재난관리기금사업(40개소)은 공사 진척률이 가장 낮은 55%를 기록하고 있다.
이처럼 도내 전반적인 재해예방사업 진행 실적이 60%에 머물고 있어 올 여름 태풍과 장마에 따른 피해로 이어질까 우려되고 있다. 장마철이 코앞으로 닥친 상황에서 물난리에 대한 불안감을 떨칠 수 없다. 사실 이 시점에선 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가 끝나 있어야 한다.
그런데도 국비 등 예산문제로 방재 대책이 우선 순위에서 밀린다는 것은 앞으로 같은 피해가 되풀이 될 수 있음을 방기하는 꼴이다.
당국은 예산확보 등 재해예방사업을 서둘러주기 바란다. 예산투자는 도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켜주는 일에 가장 우선해야 한다. 아무리 자연재해 자체를 막을 수 없다고 하지만, 되풀이 되는 피해는 천재(天災)가 아닌 인재(人災)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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