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전홍보 없어 ‘헛걸음하기 일쑤’
도내 243개국 중 총 210곳 참여
"회사 점심시간 쪼개서 왔는데 셔터까지 내려져 있으니 황당하네요."
점심시간 업무를 보기 위해 우체국을 찾은 시민들이 황당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체국이 공무원 휴식권 보장과 교대 운영 중 사고 예방을 위해 도입한 '점심시간 휴무제도'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점심시간이 우체국 휴무 시간과 겹치는 직장인들 사이에서는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8일 정오 찾은 전주시 태평동의 한 우체국. 점심 시간인데도 우체국 출입구 철제 셔터문은 굳게 닫혀져 있었다.
우체국 앞에는 오후 12시부터 1시까지 점심시간 휴무라는 안내문이 붙었지만, 이를 미처 알지 못한 시민들의 발길은 끊이지 않았다.
무거운 택배 상자를 들고온 한 시민은 굳게 닫힌 문을 보고 당황해하며 계단에 털석 주저 앉는가 하면 셔터문 앞에서 서성이다 인근의 다른 우체국의 위치를 찾아보는 이도 있었다.
이날 등기를 보내려던 김모(34)씨는 "추운날 벌벌 떨며 우체국까지 찾아왔더니 헛걸음만 했다"며 "안내문자나 홈페이지에 휴무시간이라도 개제돼 있었으면 이러한 불편은 감수하지 않아도 됐을텐데"라며 아쉬워 했다.
혁신도시의 다른 우체국의 상황도 마찬가지. 회사원 최모(40)씨는 "우체국 은행 통장을 개설하기 위해 찾아왔는데 문이 굳게 닫혀있다"며 "우체국이 평일에는 일찍 문을 닫아서 퇴근 후에 가도 늦는데 아까운 점심시간을 쪼개 찾아왔더니 문이 닫혀 있다. 직장인들에게는 너무 가혹한 것 같다"고 토로했다.
전북지방우정청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처음 도입된 점심시간 휴무제도는 시행 당시 도내 우체국 243개국 중 29개국만이 시행됐으나, 이날 기준 시범 운영 45개국 포함. 총 210개국으로 대폭 확대됐다.
우정청은 시민들의 헛걸음을 방지하기 위해 우체국 누리집과 배너비치 등 점심시간 휴무제도를 안내하도록 하고 있으며, 출입문에 휴무 안내와 인근 우체국을 소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노약자들은 인터넷 이용에 불편함을 겪을 수 있고, 인근 우체국이라고 해도 상당한 거리를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시민들의 헛걸음을 막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와 관련해 전북지방우정청 관계자는 "점심시간 휴무제를 통해 직원들 안전과 근무 환경 보장을 위해 확대 시행하게 됐다"며 "시민들의 불편을 줄이기 위해 기존 안내와 더불어 휴무 전화 연결음 안내와 고객 안내장 문자 발송 등 지속적으로 홍보해나가겠다"고 말했다.
한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