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이 비대위 체제로 전환되며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 일각에서 나오던 ‘한동훈 나오면 땡큐(한나땡)’라는 낙관론을 경계하는 분위기다.
27일 정치권에 따르면 윤건영 민주당 의원(서울 구로구 을)은 지난 26일 자신의 SNS에 올린 게시물을 통해 “우리에게 주어진 소중한 기회를, 제발 실기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면서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땡큐’라는 우리 안의 생각은 완전히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나땡’은 지난 2020년 당시 대선 출마를 시사한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신동근 민주당 의원(인천 서구 을)이 “검찰총장 역할보다 정치에 더 뜻이 있다면 본인이나 검찰을 위해 결단하는 것이 맞다”며 “그럴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보지만 그런 상황이 온다면 ‘윤나땡(윤석열 나오면 땡큐)’다”라고 언급한 말을 변형한 것이다.
장경태 의원(서울 동대문구 을)은 지난 1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부정평가와 한동훈 장관의 비호감도가 거의 일치한다”면서 “윤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는 대다수의 국민이 있는데 한동훈 장관이라면 저희는 땡큐”라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박용진 의원은 지난 21일 같은 방송에 출연해 “강 건너 불구경하듯이 ‘한나땡’ 이런 이야기나 하고 앉아 있으면 국민들은 ‘저기는 몸부림이라도 치는데 너희들은 변화하고 혁신하기 위해서 뭘 하고 있다는 거야’라고 반문할 것”이라며 경계론을 펼쳤다.
한편 앞서 지난 21일에는 민주당 내 혁신 세력을 자처하는 ‘원칙과상식’이 입장문을 통해 “한동훈 비대위 체제는 민주당의 기회”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입장문에는 “국민의힘은 윤석열 정부 실정의 가장 큰 책임자를 비대위원장으로 추대했다”며 “국민의힘이 혁신을 포기한 지금이 민주당의 기회”라고 밝혔다.
‘원칙과상식’은 “이 기회를 놓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과 함께 국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국민의힘이 대통령만 보고 ‘한동훈 비대위’로 갈 때 우리 민주당은 국민만 보고 ‘통합 비대위’로 가자”고 주장했다.
서울=이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