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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동 ‘얼굴없는천사’, 올해도 세밑 한파 녹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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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송동 ‘얼굴없는천사’, 올해도 세밑 한파 녹였다
  • 이정은 기자
  • 승인 2023.12.27 21:2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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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10시 13분께 전화
상자 속 현금 8천여만원 기부
24년째 이어온 이웃사랑 귀감

 

매년 연말이 되면 찾아오는 전주시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27일 오전 10시 13분께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는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전화기 너머에는 중년남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다름 아닌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였다. 

그는 “이레교회 표지판 뒤에 놓았으니, 불우한 이웃을 위해 써주세요”라며 올해도 얼굴을 비추지 않고 조용히 선행을 베풀었다.

주민센터 직원들은 그가 말한 장소로 향했다. 주민센터 인근 교회 표지판 뒤에는 A4 복사용지 박스가 놓여 있었다.

상자 안 천사가 남긴 A4용지에는 “올 한 해도 고생많으셨습니다. 불우한 이웃을 도와주세요. 감사합니다.”라는 메모가 들어 있었다.

이와 함께 5만 원권 지폐 다발과 동전이 들어있는 돼지저금통 1개가 들어 있었다. 금액은 모두 8006만3980원에 달했다. 

얼굴 없는 천사가 올해로 24년째 총 25차례에 걸쳐 몰래 보내 준 성금은 총 9억6479만7670원에 달한다.

이번 성금은 그가 남긴 메시지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사용될 예정이다.

노송동 주민센터에서 사회복지 업무를 담당하는 김민아 주무관은 "천사마을 노송동에 일하게 되면서 직접 이 돈을 마주하니 천사의 마음이 너무 감동적이고 감회가 새롭다"면서 "'불우한 이웃분들을 도와달라'고 메시지를 적어주셨는데 노송동에 사는 어려운 이웃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는 지난 2000년 4월 초등학생을 통해 58만4000원이 든 돼지저금통을 중노2동 주민센터에 보낸 것을 시작으로 해마다 성탄절을 전후로 남몰래 선행을 이어오고 있다.

시는 그간 얼굴 없는 천사가 베푼 성금으로 생활이 어려운 지역 주민에 현금과 연탄, 쌀 등을 전달했으며, 가정형편이 어려운 지역 인재에 대한 장학금 및 대학 등록금도 수여해왔다. 

노송동 일대 주민들은 10월 4일(1004)을 ‘천사의 날’로 지정하고 매월 4일을 ‘얼굴 없는 천사의 날’로 정해 각종 행사와 봉사를 실천하며 그의 나눔 정신을 기리고 있다.

앞서 지난 19일 HD현대1%나눔재단은 제1회 HD현대아너상 시상식을 열고 HD현대아너상의 ‘대상’과 ‘1%나눔상’의 수상자로 전주시 얼굴 없는 천사를 선정한 바 있다.

송해인 노송동장은 “얼굴없는 천사의 선행은 2000년부터 시작됐다. 당시 60여 만원이 되는 금액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24년간 계속해서 끊임없이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시고 계신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얼굴없는 천사의 성금을 받게 됐는데 그때는 처음이어서 감동의 눈물이 나기도 했었다"면서 "얼굴없는 천사가 전주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을 따뜻하게 달궈 주시는 숨은 영웅인 것 같다. 얼굴 없는 천사의 바람대로 나눔의 선순환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져 더불어 행복한 사회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정은기자·한민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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