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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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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다
  • 전민일보
  • 승인 2023.12.26 09: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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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한해도 저물어 간다. 그 어느 해보다도 다사다난했던 한해였지 않았을까 생각된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또 물가상승과 남북관계, 외교적으로도 말도 많고 논란도 많았던 한해였다. 앞으로 나가야 할 대한민국이 분열된 민심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더구나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시점에서 정치세력들은 지키는 자와 뺏으려는 자들의 암투 속에 죄 없는 백성들은 그나마 어려운 살림살이에 더 힘들고 혼란스럽기는 마찬가지다.

중심을 잡고 국민의 안위와 편안함을 추구해야 할 정치권은 주인인 국민은 안중에 없고 오직 자신들의 세력 부풀리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선거구를 재편하고 신당창당이니 탈당이니 모두 제 밥상에 큰 감을 놓으려는 데만 몰두하고 있다.

정치의 중심이 되어야 할 국회는 아직도 여·야 할 것 없이 상대방 공격에만 집중하여 내년 나라 살림을 결정짓지 못하고 검찰 공화국, 사법리스크와 특검법 타령 등 민생은 없고 투쟁만 있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오죽했으면 올 한해를 대표하는 사자성어로 교수신문에서 견리망의 (見利忘義)를 선정했을까 싶다.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는다’는 말이다.

이는 장자(莊子) 산목편(山木編)에서 나오는 말로 ‘까치는 사마귀를 노리고 있었고 사마귀는 매미를 노리고 있었으며 매미는 시원한 그늘을 취하고 있었다. 그 때 장자가 이를 보고 새총을 가지고 까치를 잡으려다 자신의 행동이 이익에 눈이 먼 금수(禽獸)들과 다르지 않다는 것을 깨달아서 돌아 나오는데 이를 본 산지기가 쫓아와서 밤서리꾼인 줄 알고 질책하여 화가 나면서도 순간 장자 자신도 이익만 생각했다는 것을 반성했다’는 데서 나온 이야기다.

다시 정리하면 ‘눈 앞의 이익에 사로잡혀 자신의 처지를 잊어버린 모습’을 표현한 사자성어이다.

현실을 보면 이로움을 보자 의로움을 잊어버린 것은 여·야를 막론하고 똑같고 어떻게 보면 총선에서 다수 의석을 차지해서 원내 다수석이 되는 것이 지상과제가 되었다.

이러니 정의도 정도도 존재하지 않는다. 과정을 그렇게 중요시 했던 사람들도 과정보다는 결과를 더 중요시하는 상황이 되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무조건 다수 의석을 차지하려는 경쟁구도 속에 무슨 성숙한 민주주의 발전을 기대할 수 있을까.

각 당이 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거창하게 혁신하겠다고 큰소리를 치고는 슬그머니 혁신은 말뿐 혁신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고 말았다.

결국 기득권의 포기는 공염불이 되었고 눈앞의 이익에만 집착하여 큰 것을 잃는 우를 범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중도경편(道經編)에 고유지이위리 무지이위용(故有之以爲利無之以爲用)이란 대목이 나온다.

이 말을 직역하면 ‘없음이 있어야 비로소 쓸모 있게 되어 이로움을 주는 것이다’라는 말이다. 견리망의(見利忘義)라는 말과 상통하는 말이다.

다시 말하면 찰흙을 이겨 찻잔이나 그릇을 만드는데 그 것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그 안이 비어 있어야 그 곳에 먹을 것을 담을 수 있는 것처럼 모든 것을 가지려고 하는 것은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다는 말이다.

제발 나라 안팎으로 어려운 때 작은 것에 눈이 멀어 큰 것을 잃는 일이 없었으면 한다.

김철모 시인

※본 칼럼은 <전민일보>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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