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력 헛되지 않길”한목소리
도내 6개 지구, 총 65곳서 진행
"긴장하지 말고 해왔던 만큼만 한다면 충분히 잘 할거라 믿어요"
제자들을 시험장에 입실시킨 뒤 긴장한 듯 입을 연 전주고 3학년 담임 교사 이철민(30)씨는 제자들에게 진심 어린 응원을 전했다.
이 교사는 함께 온 동료 교사들과 핫팩을 나눠주며, 시험장을 들어서는 제자들에게 농담을 건네거나 조언을 하는 등 긴장을 풀어주려 노력하는 모습이었다.
이씨는 "제자들 긴장 풀어주려고 오늘 고3 담임 선생님들끼리 응원을 왔어요. 아이들이 긴장해서 풀이 죽었을까봐 더 힘차게 응원을 하는데, 생각보다 표정들이 밝아 보여서 다행이예요"라며 "수능이 인생 전부는 아니라는 것을 생각하고, 아이들이 마음 편히 먹고 시험을 봤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16일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도내 수험장 곳곳에선 수험생들을 향한 응원의 열기로 가득했다.
올해 수능은 지난 3년과는 다르게 코로나19로 인한 방역지침이 사라지면서 이른 아침부터 학부모를 비롯 교사와 후배들, 친구들까지 수험생을 위한 응원이 펼쳐졌다.
이날 오전 6시 40분께 전북 사대부고 후문 앞. 차에서 하나둘씩 내린 수험생들의 손에는 도시락이, 다른 한 손에는 수험표를 꽉 쥔 채 교실로 발걸음을 향했다.
시험장의 들어서는 수험생들의 표정은 비장해 보이기까지 했다.
예년 수능에 비해 '수능한파'는 없었지만, 이른 아침 수험생들의 옷차림은 한 겨울을 방불케 했다.
한쪽에서 부모님과 포옹을 나누던 한 수험생은 부모님께 웃음을 지어 보이며 "걱정마, 잘하고 올게"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에 아버지는 아들의 듬직한 모습에 손을 꼭 잡으며 "결과가 안 좋아도 되니까 자책하지 말고 마음 편히 보고와"라며 힘을 실어줬지만, 아들의 뒷모습을 보는 부모님의 얼굴에는 이내 긴장감이 맴돌았다.
일찍 온 수험생들 중에는 기분 전환 겸 학교 운동장을 산책하거나 벤치에 앉아서 공부한 내용을 다시금 살펴보기도 했다.
유관우(19) 학생은 "떨리는 마음으로 학교에 왔어요. 지금까지 공부해왔던 것을 머릿속으로 정리를 하는 중이였어요"라면서 "수능이 끝나면 친구들과 함께 게임도 하고 여행도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싶어요. 친구들 모두 다 시험 잘 봐서 고3 마지막을 좋은 추억으로 남겼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김원진(19) 학생도 "수능이라고 긴장을 하면 안 될 것 같아 ‘이건 모의고사다’하는 마음으로 왔어요"라면서 "막상 수능이 다가오니 떨리는 마음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기대되는 마음도 큰 것 같아요"라며 미소를 지었다.
교문 앞에는 수능을 치르러 간 수험생들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힘내, 괜찮아, 하던 대로 해"라며 응원을 건네는 부모님들로 가득했다.
교문 밖에서 아들의 뒷모습을 걱정스럽게 바라보던 김영수(50)씨는 "아들 걱정에 내가 밤새 잠을 못 이뤘다"며 "너무 긴장하지 말고, 12년간 노력한 보람이 헛되지만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대학수학능력시험은 전주·군산·익산·정읍·남원·김제 등 도내 6개 지구, 총 65개 시험장에서 진행됐으며, 전년 대비 295명이 줄어든 1만6805명이 응시했다.
한민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