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5-10 17:09 (금)
수도물 알고보니 공업용수
상태바
수도물 알고보니 공업용수
  • 전민일보
  • 승인 2009.02.11 09: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행정당국의 실수로 반년 이상 공업용수를 식수로 사용하는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했다. 사건의 발단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익산시 신흥동 A식당 업주 B씨는 지난해 6월 식당을 인수한 뒤 수돗물에서 역겨운 냄새가 나고, 물 색깔이 탁해 각종 의심을 했지만 일시적 현상으로 그냥 넘겼다.
하지만 냄새가 계속나면서 B씨의 의심은 날로 커졌다.
급기야 화장실 샤워기 뚜껑을 열어본 결과, 인기 TV프로그램인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방송에서나 나올 법한 일을 직접 목격, 경악을 금치 못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샤워기 안에서 2∼3cm 크기의 치어와 민물 새우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B씨는 지난해 9월 4일 익산시에 민원을 제기했고, 다음날인 5일 수질검사를 실시한 결과, 음용이 불가능한 공업용수로 판명됐다.
문제의 수도관은 지난해 3월 인입관 설치과정에서 익산시상수도 사업소의 설계실수로 생활용수관이 아닌 공업용수관에 연결된 것으로 뒤늦게 드러났다.
이전에 식당을 운영했던 전 주인의 경우 수돗물을 거의 사용하지 않고, 지하수를 이용했기 때문에 알 수 없었던 것이다.
A식당 업주와 손님들은 지난 수개월간 익산 제2산업공단으로 흘러가는 공업용수를 식수로 알고 먹은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익산시는 늑장대응으로 민원인의 화를 키웠다.
공업용수 사실이 밝혀진 9월 인근수도관에 임시로 연결, 생활용수를 공급했지만 한집이 사용해야 할 수돗물을 두 집이 사용하면서 수압이 낮을 수밖에 없었다.
익산시는 5개월 뒤인 올해 1월 17일 A식당으로 연결되는 인입관을 무료로 설치해줬다.
익산시 상수도사업소 관계자는 “당시 설계상의 실수로 생활용수에 연결돼야 할 인입관이 공업용수관에 연결하는 착오가 발생한 것을 뒤늦게 알았다”며 “즉각 조치가 늦어진 것은 사유지를 피해 관을 설치하는 문제와 예산이 부족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이번 사건으로 익산시 상수도사업소 담당직원과 담당계장은 각각 훈계와 주의조치라는 징계처분을 받았지만 민원인과 피해보상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현재 민원인 부부는 정신적 피해보상비 명목 등으로 2억3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전해진 가운데 익산시는 치어와 민물새우가 발견된 것에 수긍하지 못하고 있다.
사업소 관계자는 “행정의 실수를 인정하고 징계처분도 받았지만 계량기에 망이 설치돼 있고, 스크롤바가 있는데 살아있는 치어가 발견된 점은 납득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윤동길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화려한 축제의 이면... 실종된 시민의식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만원의 행복! 전북투어버스 타고 누려요
  • 삼대가 함께 떠나고 싶다면, 푸꾸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