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디구장은 언감생심 생각할 수도 없고 흙먼지 풀풀 날리는 맨땅에서, 그것도 반 토막짜리 운동장에서,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하기’식으로 척박한 환경을 견디며 훈련에만 매진한 후 성취한 전국제패여서 금처럼 값지고 빛난다.
또한 코치도 없이 감독 혼자서 선수들을 지도하고 관리하며 모든 책임을 떠맡고 합숙소도 비좁고 낡은 어려운 상황서 어린 선수들을 다독거리고 격려하면서 이룬 것이라 그 의미는 남다르다.
2001년에 창단한 축구부는 비인기 종목으로 관심 밖에 있었고 여학생들이 하기엔 과격한 운동이어서 선수들을 모아 팀을 구성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한별고는 지리적으로 전주와 익산의 중간 지점인 소도읍 삼례에 자리잡고 있다. 삼례는 전주와 익산이 실제 생활권일 만큼 도시 규모가 적고 인구수도 많지 않다. 한별고는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에 위치하고 공립학교로서 재정력이 취약해 축구팀에 예산을 투입하기가 쉽지 않은데도 20여 명의 선수단을 꾸려가고 있어 얼마나 많은 어려움이 따랐을까 짐작이 간다.
이처럼 어려운 상황서 팀을 창단한 것은 어찌보면 무모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교사와 학부모, 학생들이 일심동체가 되어 용기와 희망을 잃지않고 난관과 위기를 타개해 가며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도전정신으로 오늘의 영광을 거머쥔 신화창조의 주인공이 됐다.
마땅한 연습상대가 없어 한 수 지도해야 할 대상인 ‘하수’의 여중생과의 경기를 통해 전술을 익히고 다듬는 ‘이해할 수 없는 일’ 까지도 마다하지 않는 정신과 자세에 박수 갈채를 보낸다.
불모지에 씨를 뿌리고 꽃을 피워 열매를 맺은 한별고 축구팀은 경제적 역경에 처해 절망과 낙담에 빠진 우리 시대에 희망과 꿈을 놓지 말라는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교육당국은 신선한 충격을 준 삼례여고 축구팀 지원방안을 마련해 마음놓고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해주길 당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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