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전북도는 관련 인프라 부족을 이유로 유치 포기로 가닥을 잡았지만, 최근 일부 정치권의 압력과 광주/전남의 움직임으로 인해 공동유치 방안이 고개를 들고 있는 것이다.
알려진 바와 같이 첨단의료복합단지는 전북도를 비롯한 많은 지자체들에게 구미를 당기게 하는 사업인 것만은 사실이다.
향후 30년 동안 총 5조6000억원이 투입되는데다 생산증가효과는 82조2000억원, 고용창출효과는 38만명에 이르는 대형사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첨단의료복합단지의 밝은 면만을 보고 무작정 유치에 뛰어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냉정히 따져볼 때 현재 전북은 타 지자체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진다. 비록 방사선융합기술(RFT) 등에서 인프라가 갖춰져 있지만, 한방, 의료관광 등에서는 빈약한 상태다.
더 엄격히 생각해볼 문제는 광주/전남의 움직임이다. 과연 광주/전남의 공동유치 제안 움직임이 현실적으로 전북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가를 생각해봐야 한다.
광주/전남이 전북까지 포함해 호남권 유치를 구상하고 있지만, 이게 현실화될 경우 정작 과실(果實)은 누가 더 가져가는지를 냉정하게 판단해야 한다는 얘기다. 타 지역과의 경쟁에서 유리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 전북을 이용하는 것일 수도 있다.
이럴 경우 전북은 광주/전남의 들러리를 선 것에 지나지 않는다.
막대한 예산이 광주/전남에 집중되고, 첨단의료복합단지 조성에 따른 대부분의 효과 또한 광주/전남이 가져간다면 전북은 또다시 광주?전남의 ‘위성지역’에 불과했음을 자인하는 꼴이 된다.
인프라가 부족해 유치를 포기한 사업을 광주/전남의 공동유치 제안 움직임이 포착됐다고 해서 줏대없이 유치여부를 재고한다는 점도 그리 바람직한 행태는 아니다.
성공할 가능성과 기반이 미약한데다 그 효과를 가져올 지도 장담하기도 힘든 상황이면 과감히 포기하는 것도 도민이 기대하는 행정의 한 형태일 것이다.
첨단의료복합단지 공모는 내년 본격화될 예정이다. 또한 광주/전남의 공동유치 제안은 아직 없다.
지금부터라도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에 따른 냉정한 검토를 거쳐 포기냐, 공동 유치냐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그 결정은 빠를수록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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