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9 14:28 (월)
사랑 없는 국제결혼 폐해대책 세워야
상태바
사랑 없는 국제결혼 폐해대책 세워야
  • 전민일보
  • 승인 2008.07.17 09: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국제결혼의 부작용이 심각한 수준이다. 베트남을 비롯한 캄보디아, 필리핀 여성들이 한국 남성과의 ‘묻지마 결혼’ 중개의 폐해가 속출하고 있다.
  최근 5년 새 이들 부부의 이혼 증가율이 5배 가까이 늘었다. 부부의 결혼생활 기간도 매년 감소하고 있다. 한국인 남편의 폭력에 희생되거나 스스로 목숨을 끊는 비극도 연출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혼한 일부 여성들은 길거리에 내몰리게 되고 버려진 ‘이혼이주여성들’의 위태로운 삶은 골칫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2007년 7월 남편의 구타로 늑골이 18개나 부러진 채 살해된 베트남 신부 후인마미(19). 그녀가 죽기 전 남긴 편지에는 외롭고 힘들었던 결혼 생활이 기록돼 있다. 남편 하나만을 믿고 이국땅 한국에 온 그녀는 19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꽃도 피워보지 못한 채 생을 마감해야 했다. 이에 한국 법정은 남편에게 중형을 선고했고, 베트남 신부가 죽기 전에 써놓은 일기를 읽으면서 애도의 마음을 전했다.
  캄보디아 여성 ‘팜’은 지난해 7월 경북에서 사과농사를 짓는 시아버지 김아무개(93)씨와 신랑(51)이 그를 맞았다. 그러나 새로운 삶에 대한 팜의 희망은 곧 절망으로 바뀌었다. 시댁은 낡은 슬레이트 지붕에 곳곳에 쓰레기가 가득 쌓여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1평 남짓한 신혼 방에선 겨우 몸만 누일 수 있었다. 남편이 정신지체 1급이라는 사실도 한국에 와서 알게 됐다. 남편은 술만 마시면 마구 물건을 내던지며 행패를 부렸고, 그때마다 ‘팜’은 이웃집으로 몸을 숨겼다. 결국 ‘팜’은 이혼을 하고 인근 교회의 목사를 통해 다른 40대 남성에게 싼값에 팔려갔다.
  이 같은 국제결혼의 폐해는 정부의 소극적인 관심과 난립한 결혼중개업소의 이익만 챙기려는 얄팍한 상술 때문이다. 정부가 외치는 ‘다문화 가정’이라는 구호가 무색한 실정이다.
  지난해 미국 국무부가 공개한 세계 각국 인신매매 실태 보고서는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한국 남성들이 미성년 여성과의 성매매를 위해 동남아국가와 태평양 섬들을 여행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보고서는 우리나라 곳곳에 걸려있는 ‘베트남 여성 절대 도망가지 않습니다’라는 현수막을 지적하며 인신매매 사례로 고발했다. 국제적인 망신이 아닐 수 없다. 국제결혼을 홍보하는 현수막이 여성을 상품화하고 있다는 국무부의 지적은 뼈아프게 받아들려야 한다.
  우리 사회가 국제결혼이 보편화 된지 오래됐지만, 전체 결혼건수 중 국제결혼은 현재 약 12%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농어촌지역에서 외국인 처녀를 신부로 맞는 풍경은 이제 낯설지 않다. 주로 아시아 각국의 여성들이 한국인 남성과 혼인하여 우리 사회의 일원이 되어 자녀를 낳고 이 땅에서 계속 살아가는 것이다. 문제는 일부 결혼중개업소가 1대 1맞선의 기회도 주지 않음은 물론, 상대의 국적조차 알려주지 않고 5일 만에 합방시키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중개업자의 잇속 챙기기에 밀려 결혼 당사자의 인격과 인권이 무시되고 있는 것이다.  
  결혼을 두고 인륜지대사(人倫之大事)라고 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큰일이란 뜻이다. 그만큼 중요하고 어려운 게 결혼이다. 결혼이 과거에는 집안 어른, 친지의 소개나 중매쟁이를 통한 제한된 범위 내에서 평생의 반려자를 선택했다. 하지만 요즘은 미팅이나 소개팅, 나아가 컴퓨터 결혼카페 사이트와 전문 결혼상담업소까지 생겨 공개적인 선택의 자유를 통해 이루어지고 있다. 중매가 훌륭한 사업 아이템으로 격상한 셈이다. 순간의 선택이 일생을 좌우하듯이 결혼도 매우 중요한 일륜지대사임에 틀림없다. 그럼에도 우리 사회는 쉽게 만나 쉽게 헤어지는 결혼 경시풍조가 무시할 수 없는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정부는 이제 ‘국제결혼 이주여성’의 폐해를 예방하고 그 처방을 내려야한다. 이주여성들이 맘 편하게 이 땅에 정착할 수 있도록 해결책을 내놓아야한다. 그것은 국제결혼 중개업소 단속 관련법을 비롯한 인권 유린 방지대책을 시급히 마련하는 것이다. 그렇지 않고 계속 반인륜적 국제결혼 행태를 방치하면 국제사회로부터 따가운 비난을 면치 못할 것이다. 

신 영 규/수필가·자유기고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