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 2024-04-29 23:07 (월)
"우리 학교 영어가 뜨고 있어요"...전주동중학교
상태바
"우리 학교 영어가 뜨고 있어요"...전주동중학교
  • 소장환
  • 승인 2007.11.08 00: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최근 전주 인후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와 더불어 이 지역 교육의 요람으로 거듭나고 있는 전주동중학교. 이 학교는 당초 동족상잔의 비극인 6·25 전쟁의 포화가 한창이던 1951년 8월 전주농림고에서 분리, 개교한 뒤 지난 50년 넘는 세월동안 지역 명문학교로 우뚝 서 있다. 

올해 2월에 거행된 제56회 졸업식을 통해 무려 2만2130명의 졸업생을 배출했다. 

이 학교를 들어서다 보면 학교 정문 왼쪽에는 눈에 익은 글씨가 있다. 자연 원석에 큰 글씨로 ‘전주동중학교’라는 교명을 적은 것이지만, 필체를 보면 호남고속도로 전주 나들목에 써 있는 ‘전주’라는 글씨와 비슷하다. 이 학교 출신의 서예가 여태명 원광대 교수가 썼기 때문이다.

또한 전주동중은 레슬링 꿈나무 선수들을 키워내 도하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인 한태영 선수를 배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 학교가 요즘 영어로도 뜨고 있다. 전라북도 교육청 지정 영어체험프로그램 연구시범학교인 전주동중은 지난 1일 ‘영어체험활동 프로그램 구안·적용을 통한 의사소통능력 신장’을 주제로 한 연구학교 운영 1년차 보고서를 발표했다.

철저한 사전조사로 학생들에게 딱 맞는 영어체험 프로그램을 찾아라

영어체험프로그램 연구시범학교를 운영하기에 앞서 연구담당 이승민(50·영어) 교사는 연구 과제 수행에 대해 전체 교사 77%의 동의를 얻었고, 학생 844명과 교사 4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통한 학교의 영어교육 실태에 대해 철저하게 분석했다.

먼저 학생들은 영어공부를 학교 수업시간(96.6%)에 가장 많은 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자신의 영어실력을 보통이하로 판단하는 학생이 95.3%나 됐다. 또 영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방법으로 외국인 강사의 확보(42.1%)와 영어 관련 행사의 확대(30.7%)를 원했다.

교사들 역시 영어 학습을 위한 학습코너 조성에 80% 정도 긍정했고, 영어 교육의 활성화를 위한 방법으로 활동 위주의 영어교육제공(42.5%), 영어관련 행사의 확대(27.5%), 외국인 영어강사의 확보(22.5%) 등을 꼽았다.

이러한 학교 구성원들의 인식과 학교의 제한적 조건들을 고려해 이승민 교사는 의사소통능력을 높이기 위한 영어체험활동 학습 환경을 조성하는 것과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 다양한 영어관련 행사와 접목시켜 운영하는 것을 계획했다.

학교에 영어카페(English Cafe)를 만들어 영어만 사용할 수 있는 ‘English Only Zone’을 설정, 학교에서 채용한 원어민 강사와 함께 운영했다.

또한 영어 팝송반, 영어 동화책 읽기반, 영어 회화반, 영어 애니메이션반 등 다양한 계발활동 동아리 활동을 활성화시켰다.
 
생활영어 속 상황을 재현한 영어카페

영어카페에는 다양한 생활영어 속 상황들이 재현됐다. 공항과 지하철 역, 버스정류장, 길거리, 운동구점, 학용품점, 식품점, 청과점, 레스토랑 등.

이 곳에서 학생들은 학교 영어교사들의 도움을 받아가면서 원어민 영어강사 가니아 리디아(Gania Lydia)와 함께 매일 생생한 영어를 느끼고 만져볼 수 있었다.

게다가 지난달에는 호주에서 날아 온 파라 눈의 모나쉬대학 원어민 교생 베벌리(Beverley Sewell)까지 가세해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다양한 영어체험 프로그램 행사 확대

영어 단어 왕 선발대회를 비롯해 영어 말하기 대회, 영어 팝송 컨테스트, 영어 골든벨 퀴즈 컨테스트, 영어 연극발표대회, 영자 신문 만들기 등 학생들에게 영어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고, 성취감을 심어주기 위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시도됐다. 

학생들은 점점 영어에 대한 재미를 붙여갔고, 이 학교의 영어는 뜨기 시작했다.

영어에 재미를 붙인 학생들의 모습은 지난 1일 발표회에서 그대로 보여줬다. 이날 1학년 김은영, 김한솔 학생은 팝송경연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차이나 걸(Chyna girl)을 멋지게 불렀다.

영어 말하기 대회에서 금상을 받은 유가현(1학년) 학생도 ‘The Global Warning’을 주제로 한 스피치를 다른 참관자들 앞에서 보여줬으며, 영어 연극발표대회 금상 수상팀 ‘신데렐라(Cinderella·1학년 김시연 외 7명)’ 공연도 있었다. 

이날 발표회를 지켜본 이들은 모두 전주동중 학생들의 통통 튀는 영어에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소장환기자
 
[인터뷰] “영어?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죠”…이승민 교사

“영어를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지고서 달라진 것은 영어가 교과서를 탈출해서 항상 아이들 곁에 있다는 거죠. 원어민 강사와 함께 하는 동안 아이들이 영어에 대한 자신감을 갖게 됐고, 쓰기와 듣기, 말하기 등에서 모두 실력이 향상된 모습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죠.”

이 학교 이승민(영어·사진) 교사는 영어체험프로그램 시범연구학교를 한 해 동안 운영하면서 학생들이 영어를 바라보는 눈이 달라졌다는 것을 느꼈다. 

원어민 강사나 영어교사들이 불러주는 문장을 곧잘 받아쓰게 되고, 외국 친구와 영어로 편지를 쓰는 학생도 생겼고, 어떤 주제에 대해 영어로 어느 정도의 문장을 작성할 수도 있게 됐다.

이런 학생들을 보면서 이 교사는 “무엇보다 점수를 높이기 위한 영어 교육에서 벗어나 영어를 생활화 할 수 있는 교육으로 바뀌는 것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외국과의 자매결연을 통한 문화교류가 확대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더불어 “현재 수준에서는 원어민 교사의 학교 배치와 교수·학습 과정 투입으로 영어교육의 흥미와 자신감을 늘리는 것이 중요하다”며 “우리 학교 영어, 이제는 아이들이 제일 좋아하는 과목이 됐다”고 이 교사는 말했다. 소장환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
  • '2024 WYTF 전국유소년태권왕대회'서 실버태권도팀 활약
  • 기미잡티레이저 대신 집에서 장희빈미안법으로 얼굴 잡티제거?
  • 군산 나포중 총동창회 화합 한마당 체육대회 성황
  • 대한행정사회, 유사직역 통폐합주장에 반박 성명 발표
  • 이수민, 군산새만금국제마라톤 여자부 풀코스 3연패 도전
  • ㈜제이케이코스메틱, 글로벌 B2B 플랫폼 알리바바닷컴과 글로벌 진출 협력계약 체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