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남측 방북대표단과 가진 오찬장에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숨김없이 진솔하게 얘기를 나눴다”고 밝혀 긍정적인 합의도출을 시사했다.
3일 노 대통령은 첫 번째 단독 정상회담 직후 평양시 중구 옥류관에서 남측 방북대표단과 오찬을 함께한 자리에서 다소 상기된 모습으로 김정일 위원장과의 회담 분위기를 전했다.
노 대통령은 “모든 부분에 인식을 같이하진 못했지만 평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서로 확인했다”며 “미래의 방향을 제시하는 합의가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화해와 통일에 대해서는 논쟁이 따로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어 노 대통령은 “한 가지 쉽지 않은 벽을 느끼기도 했다”고 전제한 뒤 “남측이 신뢰를 가지고 있더라도 북측은 아직도 남측에 여러 가지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핵 논의를 위한 6자 회담과 남북 군사문제에 대해 상호 의견차를 보인 것으로 추측된다.
노 대통령은 “개혁과 개방이라는 용어에 대한 불신감과 거부감을 어제 김영남 상임위원장과의 면담, 오늘(3일) 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느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우리는 개성공단을 아주 만족하는 성공적인 사업으로 평가하고 있지만 북측이 속도의 문제에 대해 섭섭하게 생각하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한 뒤 “우리는 개성공단을 ‘개혁과 개방의 표본’이라고 치켜세우지만 북측이 볼 때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북측의 입장과 북측이 생각하는 방향도 존중해서 불신을 제거하는 방향으로 노력을 함께 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제안 드린다”고 남측 수행원들에게 당부했다.
그는 “양국 간 평화·정착·공동의 번영, 화해와 통일로 가는 과제가 순탄하게 이뤄지길 바란다”며 “김 위원장과 북측 인민들의 건강과 행운을 함께 기원한다”고 건배를 제의했다.
노 대통령은 오찬이 끝난 뒤 오후 1시 40분쯤 김 위원장과 두번째 정상회담을 갖기 위해 백화원 영빈관으로 돌아갔다.
윤동길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