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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문화 집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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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문화 집회로’
  • 양규진 기자
  • 승인 2017.03.12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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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아부터 노인까지 참여…공권력과 충돌 거의 없어
장기간 이어진 대규모 촛불집회는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문화 집회로 평가받고 있다.

지난해 10월29일 서울 광화문에서 평화적으로 불밝힌 촛불이 바람이 불면 꺼진다는 악평에도 불구하고 지난 10일 오전 11시 22분께 대한민국 국민들의 가슴을 환하게 밝히는 위대한 승리를 이끌어내 진정한 국민주권 시대를 열었다.

촛불 집회는 눈·비가 내리는 혹한 속에서도 거리로 나와 과거의 폭력적 시위 보다는 평화적인 시위를 펼쳐 전 국민들의 호응 속에서 촛불을 밝혀 민주주의가 바로 설 수 있도록 견인했다.

촛불 집회 초기에는 대통령 하야 또는 퇴진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행진 했지만 최순실씨가 대통령 연설문 작성 과정에 관여하고 딸인 정유라의 이화여대 부정 입학 등이 드러나면서 민심의 향방이 탄핵으로 이어졌다.

촛불 집회가 장기간 대규모로 이어졌지만 평화적이고 비폭력적인 문화 집회로 평가 받는 것은 올 들어 지난달 25일과 지난 4일 민중총궐기를 겸한 집회에 100만여명이 넘게 참여하는 등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1600만여명으로 참여 했지만 큰 부상을 당하거나 집회 과정에서 경찰에 연행된 사례는 극히 적었기 때문이다.

특히 공권력과 충돌 없이 평화적인 집회가 이뤄진다는 것을 국민들이 인식하게 됐다.

이로 인해 청소년들을 비롯해 여성들이 늦은 밤에도 안심하고 집회에 참가해 평화적인 행진을 벌였다.

과거 대규모 집회에서는 경찰이 차벽을 세우고 행진을 막거나 물대포 발포 등 강력한 물리적 과잉 진압에 대한 논란이 있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다. 일부 한시적 연행자가 있었던 것을 제외하고는 참가자와 공권력 사이에 거의 충돌이 없었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관련 촛불집회가 '청와대 앞 100m 행진'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는 이들도 있다. 경찰은 국회와 법원, 대통령 관저 등 특정한 장소 100m 이내에서는 집회와 행진을 제한했다. 하지만 시민들은 지난해 12월3일 사상 최초로 청와대 100m 앞까지 행진을 벌였다. 비폭력·평화집회가 이어졌기에 가능했다.

시민의식도 돋보였다.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주변의 과격한 행동을 자제시키는 모습을 보였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놀라운 평화 집회'로 평가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기존에는 청장년층 위주였다면 이번에는 영아부터 노인까지 모든 세대를 아울렀다.

다수 국민의 뜻이 정치권·정부의 의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점에서 이번 집회의 의미를 찾는 견해도 있다. 집회 구호 가운데 하나는 '국민이 권력이다'였다. 교과서로만 접해왔던 대의민주주의의 기본 원칙이 실제로도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퇴진행동 상임운영위원을 맡고 있는 염형철(49)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우리사회가 함께 움직여야할 부분이 있다는 인식 속에 촛불의 진화가 이뤄진 것이라고 평가한다"며 "이런 인식이 향후 여러 사회적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개혁의 동력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국제 싱크탱크인 아시아인스티튜트 소장을 맡고 있는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53) 경희대 국제대학 부교수는 "탄핵을 이끌어 내기까지 촛불집회의 역할이 컸던 것은 사실이다"면서 "다른 관점에서는 국민이 직접 목소리를 내야할 만큼 정부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의미이다"고 분석했다.

그는 "탄핵 이후 한국 정치, 행정 체계의 문제점들을 어떻게 개선해나갈 것인지를 시민들이 함께 토론해나가는 과정이 더욱 중요하다"며 "단순히 부패에 연루된 정치인 한두명을 끌어내리는 것만으로는 의미가 없어 정치와 행정에서 부패가 발생할 수 없도록 제도, 교육, 노동 등 전반에 대한 실질적인 개선 노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규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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