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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왜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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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 왜곡
  • 전민일보
  • 승인 2016.11.30 10: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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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새누리당 김진태 의원이 박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며 전국에서 촛불을 든 ‘100만인’에 대해 “촛불은 촛불일 뿐이지, 바람이 불면 다 꺼진다. 민심은 언제든 변한다.”고 조롱했다.

이런 발언은 민심을 이른바 ‘아전인수’ 식으로 받아들여 왜곡시킨 것이다. 국회의원은 국민을 대표하는 사람이다.

지금 우리 국민이 느끼고 있는 상실감과 배신감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한 발언이다. 최근 검찰이 그동안 수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대통령도 혐의가 있다고 했다.

아직도 촛불 민심을 빨갱이가 모인것이라고 왜곡하거나 돈으로 동원한 것이라며 본질을 호도하는 사람이 있다. 과거와 달리 참석한 시민 스스로 ‘평화’를 외치며 폭력을 원천봉쇄하고 있고 쓰레기를 되가져가는 성숙한 시민의식을 발휘하고 있다.

온갖 부정과 편법을 저질러 국정을 농단을 최순실과 이것을 묵인한 대통령에 대해 우리 국민은 상실감을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 그리고 그에 합당하게 책임을 지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런데 대통령 변호를 맡은 변호사는 검찰이 조사한 내용에 대해 전면부정하고 있다.

심지어 특검을 실시할 때까지 검찰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했다. 물론 대통령 뜻이다. 대통령이 대국민담화를 통해 검찰에 나가 조사를 성실하게 받겠다고 한 약속을 뒤집어버린 것이다.

한마디로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오독행위이다. 우리 국민은 그동안 대통령이 가진 불통적인 모습에 이골이 나 있다.

이제 검찰이 범죄혐의가 있다고 발표한 이상 약속한 대로 검찰에 나가 당당하게 조사를 받아야 한다.

대통령이 검찰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 대통령 스스로 법을 보란 듯이 어긴 것이다. 민심은 곧 천심이다.

이것을 대통령이 비틀고 구부린다면 민심이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역사를 발전시킨 주체는 민중이다.

깨어있는 민중이 부조리한 현실에 맞서 정의의 불씨를 살리고 민주주의를 지켜왔다. 불꽃처럼 활활 타오른 민심은 폭풍 앞에서도 결코 꺼지지 않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이른바 ‘냄비근성’이 있다며 타오른 불꽃이 곧 잦아들 것이라고 전망하는 사람도 있다. 이것은 그들 입장에서 바라는 희망사항에 불과하다.

모 일간지 헤드라인은 “박근혜 대통령이 주범”이라고 썼다. 청와대는 검찰조사를 거부하고 ‘탄핵하라’고 받아치고 있다.

국회의원 숫자를 고려하면 야당이 전원 찬성하고 새누리당 의원 가운데 30여 명이 찬성해야 한다. 그리고 헌법재판소에서 판결을 내리려면 석 달이 걸린다. 이것은 어떻게든 시간을 끌다 국면을 바꾸려는 심산이 깔려 있다. 환한 대낮에 햇볕을 손바닥으로 가리려는 우매한 행동이다. 민심을 왜곡하고 거부하려는 꼼수이다.

아직 다 밝히지 않았지만 이번 사태는 권력과 재계, 권력과 권력, 권력자와 권력에 기생한 자들이 얽히고 설켜 있다.

권력이 썩으면 위세가 꺾여 초라하고 지저분해진다.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하는 권력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다.

토론이 없는 권력은 음지에서 독단과 불통의 독버섯을 기른다. 흑백만 있고 중간인 회색지대가 없다면 나와 적만 존재할 뿐 우리가 있을 수 없다.

한 나라 수장인 대통령이 이런 사고를 가지고 국가를 경영하면 사회를 통합하지 못하고 갈등과 분쟁만 일으킨다. 특히 민심을 왜곡하거나 부정하면 국가 미래는 대낮이 있을 수 없다.

대통령을 잘 아는 노회한 모 정객이 한 이야기가 새삼스럽게 떠오른다. 정작 본인은 고향 후배를 만난 자리에서 사적으로 한 이야기라고 부인했지만, “박 대통령은 고집이 세서 절대 대통령을 그만 두지 않을 것이다.”고 했다.

대통령은 민심을 왜곡하지 말고 똑바로 정독해야 한다. 그리하여 민심에 담긴 주제를 잘 파악하고 실행해야 한다.

최재선 한일장신대 인문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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