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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도 없는 버스 터미널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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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풍기도 없는 버스 터미널이라니”
  • 김병진 기자
  • 승인 2016.08.02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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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관광전북, 외지인 맞을 관문 긴급점검 中-노후 심각한 버스터미널

폭염경보가 발령된 1일 오후 2시께 찾은 완주군 고산면 공용터미널. 빵집과 약국사이 어두컴컴한 입구를 지나니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환풍기가 작동되지 않은 화장실의 냄새가 고스란히 대합실 안으로 들어왔고, 쓰레기통 근처로 승객들이 먹다 버린 커피와 아이스크림이 어지럽게 널려 있었다. 파리와 불개미 등 각종 벌레가 낡은 터미널 한쪽을 차지했다.

매표소는 굳게 닫혀 있었고, 천장 석고보드판은 떨어져 나가 구멍이 숭숭 뚫렸다. 대합실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한 낡은 플라스틱 의자 곳곳에는 쓰레기 부스러기로 앉기가 꺼려졌다. 의자에 앉지 못한 지역노인들과 관광객들은 하염없이 서서 버스를 기다리거나 아예 승차장에서 쪼그려 앉아 있었다. 이날 완주의 낮 최고기온이 34도까지 올랐지만 에어컨은 물론, 흔한 선풍기조차 없었다.

방학을 맞아 친구들과 고산휴양림에서 휴가를 즐겼다는 이보람씨(23)는 “터미널 밖은 덥고, 안에는 낡고 더러워 짜증난다”며 “선풍기 조차 없는 버스터미널은 처음 봤다”고 토로했다.

전북도내 곳곳의 버스터미널이 낡고, 오래돼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 특히 오는 11월 전북투어패스 전면 실시로 외지인들의 대중교통 이용이 급증할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하단 지적이다.

1일 전북도와 지역 버스업계에 따르면 현재 도내 공용버스 터미널은 모두 34개소로 이 중 전주고속터미널과 정읍터미널, 무주안성터미널 외에는 이렇다 할 정비 계획이 마련돼 있지 않다.

군산근대역사지구로 관광객이 급증한 군산의 경우 군산고속터미널이 지난 1975년 대지면적 864.4㎡에 준공돼 40년째 그대로다. 시외버스터미널도 조립식 판넬로 승강장이 만들어져 뜨거운 태양열이 그대로 전달되고 있다.

운일암 반일암 등으로 여름철 휴가객이 몰리는 진안군 공용터미널 역시 지어진지 30년 가까이 돼 특정관리대상 B등급으로 분류된 상태다.

이밖에 전주·익산 시외버스터미널 등이 낙후된 시설, 협소한 공간, 하차장과 보행 공간 태부족, 편의시설부재, 이용자불만, 환승체계 미흡 등의 총체적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와 관련 전북도는 전수조사를 진행해 종합정비계획을 마련할 방침이지만 대부분 민간 사업자들로 예산투입 등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전북연구원 김동영 박사는 “터미널은 본래 갖고 있던 지역관문 기능에 예술적 상상력을 발휘해 지역의 역사와 주민의 추억이 담긴 공간으로 변화할 수 있단 장점이 있다”며 “의자 몇 개 갖다 놓는 것에 그치지 말고, 지역 커뮤니티를 활성화 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병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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