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미술관이 중장기 프로젝트인 전북에서 활동하는 원로작가 중 작업에 대한 열정이 남다르며 초연하게 작품에만 몰두하고 있는 작가를 발굴하는 첫 번째 전시회로 박삼영 작가를 조명하는 초대전을 연다.
2일 전주미술관(관장 김완기)에 따르면 한국현대미술사의 여백을 묵묵히 채워나가고 동·서양의 벽을 허물며 현대미술의 탐색과 실험을 멈추지 않는 박삼영 작가의 작품세계를 조명하기 위한 ‘울창한 나의 신록, 나의 세레나데_박삼영’ 초대전을 7~19일까지 개최한다.
박삼영은 전북 고창에서 태어나 홍익대에서 수학하며 천경자(千鏡子, 1924~ 2015), 김기창(金基昶, 1913~ 2001년), 그리고 김환기(金煥基, 1913~ 1974)로 부터 동양화와 서양화의 장르를 넘나들며 당시 근대 미술의 맥을 이었던 대표적인 스승들에게 지도를 받았다.
1965년 대한민국미술전람회의 입선작품 홍적기77을 통해 데뷔한 그 해 가을 월간지 사상계(思想界)의 선평란에 박삼영의 작품을 장 중 가장 으뜸감이라는 운보 김기창의 선평이 실렸고 작가로서의 입지를 다지며 국내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다 1986년 미국 LA로 건너갔다.
그림으로 살고 그림으로 세상을 정복하자를 모토(motto)로 삼고 낮선 곳에서의 외로움, 고독, 향수, 그리움 등을 작품 속에 고스란히 담아낸 박삼영은 2012년 26년간 미국에서의 작품 활동을 마무리하고 고향으로 귀국했다.
이번 전시는 한국적인 소재와 Adam & Eve 시리즈로 구분되는 박삼영의 작품 소재를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선의 마음‘·보리밭 추억 속으로’·어머님 전상서‘·어머님 오시는 길로’·학을 노래하리라‘·강강수월래’·창덕궁 아리랑’ 등 한국적인 정서를 대표하는 소재를 다룬 작품과 다양한 모습의 아담과 이브를 표현한 해바라기를 키우고, 가꾸고·입술의 작업·짝으로 모이는 군학을 위해등 작품 45점이 전시된다.
전시와 더불어 ‘작가와의 대화’, 작품 詩, 1967년 출간한 시집 ‘손의 비장’ 등을 통해 반세기에 걸쳐 동서양의 벽을 허물며 독특한 그만의 작업을 추구하고 정체성을 확고히 정립해 온 박삼영의 작품세계를 폭넓게 이해하고 심도 있게 조명하는 자리로 주목을 끈다.
최미남 학예실장은 “젊은 작가 못지않은 열정으로 꾸준하게 작업을 하고 있고 전통과 현대를 재해석하며 초연하고 독특한 자기만의 화법을 완성한 박삼영 작가의 작품 세계를 폭넓게 이해하고 알리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신성용기자